문재인 대통령이 ‘탈(脫)원전’ 시대를 예고하면서 전기요금 인상 압박이 거세질 전망이다. 특히 산업용 전기요금은 일반 가정용 전기요금에 비해 싸다는 인식이 확산해 있어, 전기요금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의 우려감은 더욱더 커지고 있다.
21일 경제계 관계자는 “원자력 비중을 낮추고 신재생에너지 등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것에는 모두 동의한다”며 “다만, 전기요금 인상은 기업 경쟁력 약화와 물가 상승 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만큼 적정한 수준에서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전력공사가 책정한 용도별 전력 판매 단가는 △산업용 107.11원 △주택용 121.52원 △일반용 130.41원 △교육용 111.51원으로 산업용 전기요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요구가 꾸준히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산업계는 산업용 전기요금이 2000년 이후 현재까지 84.2%나 상승했다고 반박했다. 같은 기간 주택용 전기요금의 인상률 15.3%, 일반(상업)용 23.0%, 교육용 25.6%, 농업용 9.9%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이다.
에너지 소비가 높은 국내 산업구조를 감안할 때,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 국내에선 철강과 시멘트, 석유화학, 디스플레이, 반도체 업종이 전기를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산업구조는 전력소비가 큰 제조업과 수출 중심”이라며 “전기요금이 오르면 결국 제품 원가에 이를 반영할 수밖에 없는데 수출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