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의 장녀 이방카와 재러드 쿠슈너 부부를 베이징으로 초청했다고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 정부의 방문 요청은 이방카(35)와 그의 남편 재러드 쿠슈너(36)가 백악관은 물론 국제무대에서도 영향력을 넓히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익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이방카와 쿠슈너 부부가 중국을 방문하는 일정을 양국에서 조율 중이다. 방문 시기는 올해 말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방카는 대통령 고문으로 쿠슈너는 백악관 선임 고문이라는 직책을 맡고 있다. 이방카 부부의 중국 방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의 사전 준비 성격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국 관료는 이번 초청이 지난 4월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구두 제안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측의 이방카 부부 방문 요청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정치 현안 중 가장 까다로운 중국 관련 이슈에 대해 정치 경험이 전무한 이방카 부부에 얼마나 의존해왔는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동시에 중국 측이 이방카 부부에게 얼마나 우호적인지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방카는 상표 출원 등과 관련해 중국 내에서 인기가 높고, 쿠슈너는 자신의 가족사업인 부동산 투자와 관련해 중국 기업과 밀접한 관련을 맺어 이해상충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중국과 미국과의 우호적인 관계에 적극적인 노력을 해왔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쿠슈너는 지난 4월 플로리다 마라라고 미·중 정상회담 성사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방카는 자녀들과 함께 음력설에 중국 대사관을 방문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특히 이방카의 딸의 유창한 중국어 실력이 중국 내에서 호감을 사기도 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해 대선 때부터 이어왔던 중국에 대한 비난을 자제하고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공약과 달리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이방카 부부의 중국 방문이 성사되면 시기는 오는 11월 ‘시진핑 2기 체제’가 출범할 제19차 공산당대회와 맞물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이러한 양국의 우호적인 분위기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북한에 장기 억류됐다가 의식불명으로 송환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사망하면서 미국 내에서 북한에 대한 반감이 커진 것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수잔 손튼 국무부 차관보는 이날 “중국이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억제하려는 노력에 돌파구를 마련하지 않는다면 또다시 긴장이 재발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중국 측에 강경한 대북 제재를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