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가 크게 오르면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실수요자들이 지역주택조합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사업 과정에서 허위·과장광고 등으로 인한 피해가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2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역주택조합은 일반 아파트 분양에 비해 사업 절차가 비교적 간단하고, 시행사 이윤과 토지 금융 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어 일반 분양가보다 10~20% 정도 저렴하다. 또 청약 경쟁이 필요 없고 전매가 쉬워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조합원 모집 과정에서의 허위·과장광고, 불투명한 조합 운영 등으로 관련 피해도 꾸준히 느는 추세다.
지역주택조합이란 일정 지역에 6개월 이상 거주한 무주택자 또는 전용 85㎡ 이하 1주택자 등으로 구성된 조합원들이 사업의 주체가 돼 직접 납입한 비용으로 집을 짓는 방식의 사업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지역주택조합의 과장 광고에 따른 소비자 피해는 모두 9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0건보다 21%가량 늘었다.
지역주택조합은 지자체로부터 조합설립 인가를 받은 뒤 시공사를 선정한다. 하지만 통상 조합원 모집 과정에서부터 특정 건설사의 브랜드나 유명 연예인 등을 전면에 세워 홍보하고 있다. 문제는 조합원 모집이 일반분양과 마찬가지로 견본주택이나 분양 광고 현수막 등을 통해 이뤄진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단순 조합원 모집광고를 일반분양으로 오인하는 소비자가 많다.
또 조합설립 인가 전 사업이 중단되거나 다른 건설사가 시공을 맡게 되면 피해는 모두 투자자에게 전가된다. 조합설립이 되더라도 토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이 같은 폐해를 막고 주택조합 사업의 투명성을 높이고자 3일부터 시공보증 의무화, 사업부지의 조합 중복 방지 등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주택법을 개정해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주택법은 개정 이후 인가를 받은 주택조합부터 적용돼, 이전에 벌어진 일에 대해서는 법 적용을 할 수 없는 실정이다. 조합원 모집 과정에서의 위법 행위에 대한 규제가 없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도중에 실패했을 경우 투자금 회수가 어렵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조합 가입 전 반드시 관련 제도, 관할 지자체의 사업 승인 가능성, 토지 확보 여부 등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