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개통 6개월을 맞은 수서고속철도(SRT)를 코레일에 흡수통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그러나 경쟁체제를 통해 대국민 서비스가 제고됐음에도 공공성을 이유로 통합하려는 것은 국민 편익을 무시한 것이란 지적이다.
3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다음 달 철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코레일과 SR 두 회사가 가격·서비스 경쟁을 벌이는 현재 철도 경쟁 체제가 바람직한지 검토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철도 공공성 강화 방안’ 보고서를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에는 9월 시작되는 국정감사 이전에 코레일과 SR의 통합 여부를 결론 내릴 계획이란 내용도 담겼다.
대선 때인 5월 더불어민주당은 철도노조와 ‘경쟁체제란 이름 아래 진행된 철도 민영화 정책을 반대한다’는 내용을 담은 정책 협약을 체결했다. 또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23일 취임사에서 “교통서비스의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철도 공공성이 효율성보다 강조되면서 사실상 코레일과 SR를 통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SR 개통 이후 국민 편익이 강화됐다는 게 중론이다. SRT 운임이 KTX보다 평균 10% 싸게 책정되자 코레일은 KTX 운임의 5~10%를 마일리지로 적립해 주는 제도를 도입했다. SRT가 특실에서 견과류 제공 등 서비스를 시행하자 KTX가 비슷한 서비스를 도입했고, SRT 열차 내에 전기 콘센트가 주목받자 코레일은 USB 포트를 포함한 혼합형 콘센트를 설치했다. 코레일 독점 체제라면 기대하기 어려운 서비스 경쟁인 셈이다.
SR는 코레일이 지분 41%를 보유하고 있으며 사학연금(31.5%)·IBK기업은행(15%)·산업은행(12.5%)이 나머지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