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도미사일(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조치가 계속되면서 여행수지 적자규모가 5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폭을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폭도 전년동월대비 반토막 가까이 줄었다. 다만 국제유가 상승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디스플레이 및 반도체 제조용장비 등 설비투자를 위한 수입이 늘어난 때문으로 우리경제에 나쁘지 않은 신호라는 분석이다.
이밖에도 외국인의 국내 주식 및 채권투자는 물론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도 지속됐다.
국내 입국자수는 줄어든 반면 해외여행은 늘어난 때문으로 실제 5월 국내 입국자수는 97만8000명으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벌어진 2015년 7월(63만 명) 이후 처음으로 100만 명을 밑돌았다. 특히 중국인 입국자수는 25만3000명으로 전년동월보다 64.1%나 급감했다. 4월에도 중국인 입국자수는 22만8000명에 그친바 있다. 반면 출국자수는 200만4000명으로 전년동월보다 21% 증가했다.
이에 따라 서비스수지도 16억9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일부 대기업이 해외현지법인으로부터 로얄티를 받으면서 지식재산권사용료 수지흑자가 역대최대인 2억400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서비스수지 적자폭은 전월(23억8000만 달러)에 비해 크게 줄었다.
5월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전년동월보다 43.4% 축소된 59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수입이 전년동월비 20.1% 증가한 380억6000만 달러를 기록한 반면, 수출은 10.2% 늘어난 469억 달러에 그친 때문이다. 이는 통관기준 기계류 및 정밀기기 수입이 전년동월대비 51.5% 급증한 55억1000만 달러를 기록한 영향이 크다.
또, 두바이유 등 원유도입단가가 5월 평균 배럴당 52.9달러를 기록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는 작년 같은기간(41.5달러) 대비 27.4% 증가한 것이다.
최정태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유가상승과 기계류 등 설비투자에 따른 수입 증가와 여행수지 악화, 배당금 지급 증가 등에 경상수지 흑자폭이 전년동월보다 크게 줄었다”면서도 “반도체 쪽에서 설비투자가 계속되고 있고 5월 중 원유도입단가도 50달러를 넘었다. 유가가 50달러 이상이면 조선쪽에서 수주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어서 우리 경제에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36억2000만 달러로 전월(19억 달러) 보다 크게 늘었다. 주식투자가 34억4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15개월연속 순투자가 이어졌고, 채권투자도 1억8000만 달러로 4개월 연속 순유입됐다.
한편 올들어 5월까지 경상수지 흑자폭은 292억6000만 달러를 기록 중이다. 이에 따라 한은이 지난 4월 전망한 올 경상수지 흑자 규모 750억 달러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 팀장은 “중국 영향도 전망치에 이미 반영된데다 실적 역시 전망경로를 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켜봐야겠지만 한은 전망치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