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잠실 bhc치킨 본사에서 만난 지원사업부문의 박명성 RnD팀장(42·사진)은 bhc치킨의 차별화한 맛의 비결로 “원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bhc치킨이 독자경영을 시작한 지 만 4년 만에 매출이 3배 이상 뛰며 홀로서기에 성공한 데에는 제품의 연구개발을 이끈 박 팀장의 노력도 한몫했다.
호텔신라 출신인 박 연구원은 요리 경력 18년의 베테랑이다. 특정 고객들만 만나게 되는 호텔 셰프 대신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고객을 만나 불특정 다수의 입맛을 맞추고 싶다는 욕구로 치킨 업계에 발을 들이게 됐다는 그는 “호텔에서는 신메뉴를 개발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치킨 업체는 신메뉴 출시를 위해 하고 싶은 대로 메뉴를 연구하는 일이 좋았다”고 말했다.
예전의 치킨들은 밀가루를 묻히고 튀기는 것이 다였다면 요즘 치킨은 튀기고 구운 후 토핑을 올리는 등 다양한 요리법이 개발됐다. 박 팀장도 경력을 앞세워 창의성 발휘에 재미가 붙었다고는 하지만 새로운 맛의 치킨을 개발하는 데에는 고충이 따른다.
그는 “신메뉴 개발 시 가장 중요한 점은 여러가지 맛이 각자 노는 듯한 느낌을 최대한 배제하는 것”이라며 “까르보나라 치킨 연구 당시에는 소스와 튀긴 닭이 어우러지는 접점을 찾는 것이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어느 치킨이나 자식 같은 존재겠지만 가장 애착이 가는 bhc치킨 메뉴로 그는 ‘별에서 온 코스치킨’를 꼽았다. 치즈볼, 리코타 샐러드와 함께 구성된 별에서온 코스치킨은 가슴살에 시금치 등을 입힌 초록색 치킨으로 출시 당시 센세이션이라 불릴 만큼 소비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박 팀장은 “순살이다 보니 연구소에서 많은 테스트를 거쳤는데 양산 설비도 모르고 있다가 원하는 제품이 나오지 않아 절망적이었다”며 “신제품 출시일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는데 양산이 안 되니까 죽을 것 같았다. 공장에서 직접 밤을 새다 3일 전에야 메뉴가 나온 것을 보고 ‘살았다’ 싶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치킨 메뉴에 몰두하다 보니 ‘독사’라는 별명을 얻었다는 그는 “치킨값이 비싸다”는 의견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놓았다. 박 팀장은 “소스 맛을 어떤 재료로 어떻게 구현하냐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일 수 있다”며 “맛을 위해 농축액이나 액기스 대신 원물이 들어가는 고가 소재를 사용하다 보면 가격이 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그의 손을 거쳐간 bhc치킨 메뉴는 뿌링클, 맛초킹 등 10여 가지. 최근에는 매콤한 구운 치킨인 ‘붐바스틱’을 출시하며 구운 치킨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붐바스틱은 닭다리에 바비큐 소스를 여러 번 덧발라 구워내 살코기 속까지 소스가 골고루 밴 것이 특징이다. 그는 “기존 조리방법과 다른 치킨으로 담백한 치킨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고민한 메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