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석유화학 기업들이 산유국 베네수엘라에서 직원들을 철수시키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포브스가 보도했다.
베네수엘라는 지난달 30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제헌의회를 구성하면서 정치적 혼란이 가중돼 내전 위기까지 치닫는 상황이다. 이에 석유화학 기업들이 “더는 직원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며 철수 결정을 내리고 있다.
스페인 석유화학 기업인 렙솔은 현장 외국인 근로자를 전원 철수시켰다. 미국 셰브론 역시 시스템 가동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인력만을 남겨두고 대다수 근로자를 베네수엘라에서 철수시켰다. 현장을 떠난 쉐브론의 한 근로자는 “최소한의 직원들만 수도 카라카스에 남았다”고 말했다.
국제 석유화학 기업들의 ‘탈(脫) 베네수엘라’ 현상이 지속함에 따라 베네수엘라의 경제난은 한층 심화할 전망이다. 대표적 산유국인 베네수엘라는 2014년 국제유가 하락을 기점으로 경제가 무너지기 시작됐다. 외화 수입의 95%를 차지하는 원유 생산‧수출로 버티고 있지만, 그마저도 최근 2년간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어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글로벌 석유화학 기업도 피해가 불가피하다. 렙솔은 베네수엘라가 전체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10%에 이른다.
앞으로의 상황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베네수엘라 군은 기지를 습격한 반정부 무장세력을 검거하고자 대대적인 수색에 나섰다고 발표했다. 이탈리아 에너지 기업 에니 대변인은 “현장에 반드시 필요한 인력만을 베네수엘라로 보내고 있다”면서 “지금 당장 전면 철수를 결정하진 않았지만, 상황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