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상품 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1+1 행사'를 진행했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마트에
내린 처분이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마트 1+1 행사를 거짓 또는 과장 광고로 볼 수 없다는 취지다.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윤성원 부장판사)는 이마트가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8일 밝혔다. 판결이 확정되면 과징금 총 3600만 원 가운데 1+1 행사로 과장·허위 광고를 했다는 이유로 받은 과징금 3000만 원과 시정명령이 취소된다.
이마트 측은 재판에서 "1+1 행사는 제품을 1개 사면, 1개를 '덤'으로 준다는 증정판매로, 일반적인 할인판매와 다르다"라고 주장했다. 1+1 행사를 할인행사로 보고 관련 유형고시를 적용한 공정위 처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공정위 측은 "사실상 1개 상품의 가격을 50% 할인해 판매한다는 의미"라며 "1+1 행사 상품들의 판매가격을 종전거래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기재한 것으로 부당한 표시·광고에 해당한다"고 맞섰다. '부당한 표시·광고행위의 유형 및 기준 지정 고시'에 따르면 대형마트는 제품의 할인율을 표시할 때 20일 정도 기간 실제 판매한 가격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
재판부는 이마트 측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1+1 행사 광고가 '할인율을 거짓·과장해 표시·광고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라며 "판매가격 표시를 종전거래가격에 따라 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사실과 다르게 광고하거나 사실을 지나치게 부풀려 광고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1+1 행사'를 단순히 할인판매로 볼 수 없다는 판단이다. 재판부는 "이마트가 행사 광고를 하면서 '1+1' 이라는 표시만 한 뒤 상품 판매가격을 기재했고 할인율 등을 기재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1+1 행사는 반드시 제품 2개를 구매해야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점 등도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또 이마트 측이 소비자를 속여 공정한 거래질서를 해쳤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재판부는 "1+1 행사 상품 판매가격의 표시·광고행위를 규제해야 하는 필요성을 별론으로 하더라도 1+1 행사가 사실상 가격 할인 효과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할인판매에 해당해 규제해야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없다"고 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11월 상품 가격을 기존보다 높게 매긴 뒤 1+1 행사 광고를 했다는 등의 이유로 이마트 등 대형마트 4사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을 부과했다 당시 이마트는 경고·시정명령 조치와 함께 과징금 3600만 원 처분을 받았다.
공정위 조사 결과 이마트는 2014년 10월부터 2015년 3월까지 일부 상품을 2개로 묶어 인상한 가격으로 판매하면서 1+1 행사를 하는 것처럼 신문과 전단을 통해 광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격 변화가 없는 상품에 '가격을 확 낮췄다'는 등의 문구를 써서 광고하기도 했다. 이마트는 공정위 처분에 불복해 2월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