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오는 10월 18일 베이징에서 열린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시진핑 국가주석 주재로 열린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19차 당대회를 국경절 연휴 뒤인 10월 18일 개막하는 방안이 건의돼 통과됐다. 10월 11일 제18기 중앙위원회 제7차 전체회의(7중전회)를 여는 일정도 이날 결정됐다.
당대회는 200명에 이르는 중앙위원을 선출하고 당의 기본 노선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회의로 약 1주일간 열린다. 지난 2012년 제18차 당대회에서 선출된 7명의 정치국 상무위원은 후진타오 주석과 장쩌민 전 국가주석 측근이 대부분이었다. 2012년 당대회에서는 시진핑 중앙위원회 총서기(주석) 외에 리커창 국무원당조 서기(총리), 장더장 당대회 서기(상무위원장), 위정성 인민정치협상회의당조 서기(회의 주석), 류원산 중앙서기처 서기, 왕치산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장가오리 국무원 당조 부서기 등 7명이 상무위원으로 선출됐다.
중국 최고 권력층인 정치국 상무위원은 공산당 일당 체제인 중국에서 권력을 분권화한 형태로 시진핑이 국가 주석이지만 나머지 상무위원들과 협의를 거쳐야 한다.
시 주석은 이번 당대회에서 상무위원(7명) 중 절반 가량을 자신의 측근들로 채워 2기 권력 기반을 한층 다지겠다는 의도다. 앞서 시 주석과 현 지도부는 은퇴한 당 원로들과 8월 상순에 허베이성에서 비공식 회의를 열고 인사안을 논의했는데, 거기에서 시 주석과 리커창 총리는 상무위원에 유임을 확실시했다. 다만 왕치산 중앙기율검사위 서기의 거취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68세 이상은 은퇴한다’는 지금까지의 관례에 따르자면 올해로 69세인 왕 서기는 퇴임하는 게 맞지만 시 주석이 자신의 오른팔이자 반부패 운동을 주도해 온 왕 서기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시 주석은 당 규약 등에 쓰여진 명문 규정이 아니라는 이유로 정년 규칙을 변경해 왕 서기를 유임시키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당내 반발도 무시할 수 없어서 조정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 주목할 건 중국 국가주석의 임기는 2기 10년이지만 시 주석은 3연임까지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후진타오 전 주석이 2기째에 들어갔던 2007년 당대회에서는 10세 정도 젊은 시진핑 등 차세대 지도자를 상무위원에 앉혀 경험을 쌓게 했다. 이번에 상무위원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차세대 지도자는 후춘화 광둥성 당위원회 서기와 천민얼 충칭시 당서기 2명이다. 그러나 시 주석이 3연임까지 노리고 있는 만큼 상무위원에 차세대 지도자를 넣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하다. 혹은 이들은 상무위원에 기용하더라도 후계자로 굳히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련의 의제는 모두 시 주석의 2기 집권을 겨냥해 권력 집중을 강화한다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당 관계자는 신문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당대회에서 시 주석의 권력이 강화되는 것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경제 성장 둔화와 심각한 환경 오염에 대응하기 위해선 강력한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논리를 펴는 것으로 전해졌다.
원래 당대회 일정은 8월말 정치국 회의에서 결정된다. 하지만 2012년 당대회는 인사와 부패로 적발된 고관의 처분을 둘러싼 조정이 난항해, 결정이 9월 정치국 회의로 미뤄져 개최도 11월로 늦춰졌다. 이번에는 원래대로 8월 하순으로 당대회 일정이 정해진 것에 대해 외교가에서는 “시 주석이 주도권을 쥐고 진행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