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여 만에 경영일선으로 복귀한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한달 앞으로 다가온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정규 대회를 직접 챙긴다. 지난달 미국 케이콘(KCON) 행사 참석 불발로 이 회장이 경영 복귀 후 참석하는 첫 글로벌 행사다.
한동안 글로벌 경영의 공백기를 가졌던 이 회장으로선 이번 대회를 CJ그룹의 글로벌 사업 확장 기폭제로 삼을 전망이다. 2020년 매출 100조 원, 해외 비중 70%를 달성한다는 그룹 장기 비전인 ‘그레이트CJ’를 위한 교두보로 활용하겠다는 이 대회의 경제효과는 2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CJ그룹은 19일 오후 서울 중구 CJ제일제당센터에서 ‘D-30 미디어데이’행사를 갖고‘더 씨제이컵@나인 브릿지(THE CJ CUP @ NINE BRIDGES)’(이하 CJ컵) 개최 의미와 중장기 계획, 글로벌 브랜딩 전략을 발표했다.
10월 19일 부터 22일까지 나흘간 제주의 클럽 나인브릿지에서 열리는 이 대회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미국 PGA투어 정규대회다. 이 회장은 2017 시즌부터 향후 10년간 연간 100억 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CJ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K-푸드를 포함한 K-컬처 확산에 나서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대회 운영 총괄을 맡은 경욱호 CJ 마케팅실 부사장은 “글로벌 기업들이 주로 후원하는 국제적인 스포츠 대회를 통해 CJ의 가치를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며 “전세계 227개국, 10억 명의 시청자들에게 한국과 한국 문화를 널리 전파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PGA투어는 미디어 노출 및 광고효과와 함께 관광, 숙박 등 경제 유발 효과로 ‘PGA 투어 =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공식을 만들고 있다. 실제로 세계 메이저 대회 중 하나인 마스터스대회가 열리는 인구 20만 명의 소도시 미국 오거스타는 연간 지역 경제 수입의 10%가 이 대회서 나온다. 대회 매출은 티켓 입장료 390억 원(3400만 달러)를 포함해 1350억 원(1억2000만 달러), 순이익은 394억 원(3500만 달러)에 이른다.
경 부사장은 “200개 넘는 나라에 중계될 정도면 올림픽 수준”이라며 “딜로이트에 의뢰한 결과 나흘간 경제적 파급효과는 약 200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CJ컵은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위축된 제주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대회에 약 4만여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숙박, 음식, 쇼핑 등 직간접적 소비를 해 지역 경제에 파급 효과를 낳을 것이란 설명이다.
CJ는 10년간 개최하는 이번 대회를 한국 식문화, 콘텐츠, 브랜드 등 K-컬처의 확산 계기로 삼겠다는 각오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는 CJ CUP 공식 후원 브랜드로 참여해 한식 알리기에 나선다.
손은경 CJ제일제당 식품마케팅본부 상무는 “PGA투어 정규대회 공식 후원 브랜드로 식품 브랜드가 참여하는 것은 비비고가 처음”이라며 “대회를 접하는 해외 소비자들에게 한식에 대한 관심을 높여 한식 세계화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CJ 컵의 총상금 규모는 925만 달러(약 100억 원)이며 총 78명의 선수 중 한국인 선수는 15명 이상(약 20%) 참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