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 강경 발언에 직접 경고를 날렸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2일 “김정은 동지께서 미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과 관련해 성명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성명에서 “트럼프가 세계의 면전에 나와 국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모욕하며 우리 공화국을 없애겠다는 역대 가장 포악한 선전포고를 했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그에 상응하는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를 고려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이는 지난 19일 트럼프가 유엔총회 연설에서 “미국과 동맹을 위해서라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도 있다”고 밝힌 데 따른 반응이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가 어느 정도까지 우리의 반발을 예상하고 그런 말을 내뱉었을까를 심고(고심)하고 있다”며 “트럼프가 무엇을 생각했든 그 이상을 보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미국 대통령이라는 자가 이전처럼 즉흥적으로 아무 말이나 내뱉던 것과 구별되는 틀에 박힌 발언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그런데 정세 완화에 도움이 되는 발언은 고사하고 ‘완전 파괴’라는 말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겁먹은 개가 더 요란스레 짖어대는 법”이라고 비난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는 한 나라의 최고통수권자로서 부적격하며 그는 분명히 정치인이 아니라 불장난을 즐기는 불망나니, 깡패임이 틀림없다”고 쏘아붙였다.
한편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은 21일 북한을 향해 “더는 위험한 길로 가지 말라”고 경고했다. 왕이 부장은 이날 뉴욕 유엔총회에 참석해 일반토의 기조연설을 했다. 연설에서 그는 “북이든 남이든 한반도에 핵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또 군사적 제재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냈다. 왕 부장은 “대화와 협상이 위기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