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15년 만에 인민은행 총재 후임 인선을 고심하고 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를 이끌 인민은행 수장 후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CNBC가 보도했다.
현 인민은행 총재인 저우샤오촨은 2002년부터 임기가 시작됐다. 올해로 15년째 인민은행 총재로 재직 중인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두 번 바뀔 동안 자리를 지킨 장수 총재다. 69세의 그는 영어에 능통하고 국제 경력이 많아 해외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영국 킹스칼리지의 케리 브라운 정치학 교수는 “그의 프로필은 매우 국제적이어서 모든 사람들이 그에게 신뢰를 보냈다”고 평가했다.
저우 총재 후임으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인물은 궈수칭 중국은행감독관리위원회(은감회) 주석이다. 그는 과거 중국건설은행의 총재를 지냈으며 국무원 외환관리국의 책임자를 맡은 경력이 있다. 산둥성 부서기 등 정치적인 직책도 맡은 적이 있다. 유라시아그룹의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4월 “궈 주석은 중국 당국의 강력한 규제 집행에 기조를 맞춰 현 총재보다 더 잘해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애널리스트들의 기대는 사실에 근거한 것이며 궈 주석은 현재 중국의 최고 지도자들 사이에서 지지를 받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두 번째 후보로는 장차오량 후베이성 서기가 꼽힌다. 그는 작년 10월 후베이성 서기로 임명됐다. 앞서 그는 중국개발은행의 총재로 재직했고, 인민은행의 선전과 광저우 지사를 이끌었다. 그는 인민은행의 광저우 지사를 이끌었던 1999년에 광둥국제신탄의 파산 문제를 해결한 업적이 있다. 당시 왕치산 현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그의 성과를 눈여겨보고 나서 출세 가도를 달리게 해줬다고 CNBC는 분석했다. 트리비움차이나의 앤드류 폴크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에서는 어려운 문제에서 소방수 역할을 자처하는 인물이 정치적 스타로 떠오르곤 하는데 장 서기가 대표적인 예”라며 “그의 뒤에는 여전히 왕치산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로 임기 5년째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하반기에 2기 임기를 준비하면서 지도부 진영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폴슨연구소의 데미안 마 연구원은 “시진핑은 두 번째 임기에 닻을 내릴 것”이라며 “첫 5년간은 정치에 모든 역량을 집중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개혁은 앞으로 두 배 더 진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 연구원은 “장 서기가 차기 인민은행 총재가 되면 그의 정치적 입지로 볼 때 강한 목소리를 낼 수 있겠지만, 인민은행의 자율성은 떨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