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증시에 첫선을 보이는 새내기주는 매년 50~60여 개에 달한다. 이들 새내기주는 실적과 미래 비전에 따라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지며 소외주로 전락되기도, 반대로 업종 대표주로 자리매김하며 스타주로 올라서기도 한다. 이에 본지는 상장 1년차 기업들의 상장 후 행보와 앞으로의 전망을 분석하고 옥석을 가려보고자 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한 지 1년여 만에 시가총액 10위권에 진입하면서 바이오 대장주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2011년 4월에 설립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대 주주는 43.44%의 지분을 가진 삼성물산이며, 31.49%를 삼성전자가 보유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그룹이 차세대 먹거리 사업으로 육성한 바이오사업의 첫 단추로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삼성그룹이 바이오사업을 한다는 자체가 주목받으면서 지난해 기업공개(IPO) 당시 역대 두 번째로 큰 2조2496억 원 규모의 주식을 공모했다. 기관투자가 수요 예측 경쟁률은 295대 1, 일반투자자 청약 경쟁률은 45대 1을 기록할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성공적 1년…시총 30위에서 10위로 = 지난해 11월 10일 유가증권시장에 첫 모습을 드러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코스피 시가총액 30위로 출발했다. 첫 거래일 당시 삼성SDS나 제일모직 등 삼성 다른 계열사처럼 주가가 공모가에 비해 크게 오르지는 못했지만, 시초가보다 6.67% 오른 14만4000원으로 마감하면서 무난히 신고식을 치렀다.
공모가는 13만6000원이었지만, 시초가는 이보다 낮은 13만5000원으로 출발했다. 첫 거래일 당시 시가총액은 9조5278억 원으로 코스피 30위에 올랐다. 상장 당일 삼성바이오로직스 거래대금은 1조2억6141만 원으로 이날 유가증권시장 전체 거래대금의 14.4%를 차지하면서 역대 4위를 기록했다. 대주주 등 보호예수 물량을 뺀 유통 가능 물량인 1327만7441주(상장 주식의 20%) 중 절반가량이 거래된 것. 이처럼 차익 실현 매물이 첫날부터 쏟아지면서 오전 한때 12만5500원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2014년 상장한 삼성 계열 삼성SDS와 제일모직 모두 공모가 대비 두 배가량을 높은 시초가로 시작한 것과는 대조를 이루는 모습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뜨거운 관심과는 달리 밋밋하게 출발했지만, 1년이 지난 현재 주가는 공모가 대비 3배가량 급등한 상태다. 그 중심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있다. 상장 당일 외국인 투자자들의 비중은 3.57%에 불과했으나, 상장 이틀 만에 지분율을 10%대로 급격히 끌어올렸다. 첫 상장일인 10일과 11일 이틀 사이 무려 500만 주를 시장에서 쓸어 담은 결과다. 이후 꾸준히 지분을 늘린 외국인은 올해 3월 지분율을 12%대까지 끌어올리면서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최근 차익 실현 매물을 내놓으면서 지분율은 9% 중반으로 떨어진 상태다.
기관투자자 역시 연일 오르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에 한몫하고 있다. 향후 삼성의 차세대 성장동력이 바이오라는 점에서 꾸준히 매수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턴어라운드 유력하지만…셀트리온 이전 상장 ‘부담’ =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국내외 제약회사의 첨단 바이오의약품을 위탁 생산하는 CMO(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 사업을 영위하면서 올해 1분기 창업 6년 만에 첫 분기 영업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2분기에는 1·2공장 설비의 유지 보수작업에 따른 의약품 출하량 감소가 다시 실적 악화로 이어지면서 85억 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3분기부터는 다시 1공장과 2공장의 가동률이 회복되고, 4분기는 2공장의 가동률이 본격 상승할 것으로 보여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특히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인천 2공장의 제조 승인을 받으면서 매출 확대 기대를 더욱 높이고 있어 주목된다. 여기에 하반기에는 SB9(루두수나·란투스) 미국 허가, SB5(임랄디·휴미라) 유럽 허가, SB3(허셉틴) 유럽시판 허가가 기대되면서 실적 개선세가 뚜렷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셀트리온의 코스피 이전 상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셀트리온 이전 상장 이후 수급 악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이 코스피로 이전하게 되면 코스피 시총 순위 25위권에 진입한다. 이는 코스피200지수 신규 상장 특례 편입 기준을 여유롭게 넘어서는 규모다.
따라서 금융투자업계는 코스피200지수에 속한 대표 바이오그룹이 하나에서 두 개로 늘어나는 데 따른 경쟁구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200에 포함된 제약·바이오 대장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집중된 기관 매수세가 셀트리온에 어느 정도 분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의 이전 상장 효과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수급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하다”고 예측했다. 하지만 그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수익이 발생하면서 실적 턴 구간에 진입한 만큼 큰 폭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로 인해 일어나는 모든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