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테인먼트’ 새 장르 연 마윈…광군제, 단순 쇼핑 이벤트에서 지구촌 축제로

입력 2017-11-13 08:34 수정 2017-11-13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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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 키드먼·판빙빙 등 글로벌 스타 총출동…광군제 매출 28조 원으로 사상 최대치 경신중국, 2020년까지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의 60% 차지...글로벌 기업들, 살아남으려면 알리바바 혁신에 올라타야

▲알리바바그룹홀딩의 장융 최고경영자(CEO)가 12일(현지시간) 자정 전날 광군제 24시간 매출을 기록한 전광판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알리바바의 올해 광군제 매출은 1682억 위안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상하이/AFP연합뉴스
▲알리바바그룹홀딩의 장융 최고경영자(CEO)가 12일(현지시간) 자정 전날 광군제 24시간 매출을 기록한 전광판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알리바바의 올해 광군제 매출은 1682억 위안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상하이/AFP연합뉴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의 마윈 회장이 ‘리테일테인먼트(Retail-tainment)’라는 새 장르를 안착시키는데 성공했다.

알리바바가 매년 11월 11일 개최하는 ‘광군제(光棍節·독신자의 날)’가 단순한 쇼핑 이벤트를 넘어서 지구촌 축제로 변모했으며 이는 소매업이 엔터테인먼트 역할을 하는 광군제의 가장 큰 특징으로 자리매김했다고 12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분석했다.

전날 자정 광군제 축하쇼에는 전 세계 스타들이 총출동했다. 니콜 키드먼과 패럴 윌리엄스 등 할리우드 배우와 팝스타는 물론 중국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여배우 판빙빙 등이 등장하면서 광군제 분위기를 힘껏 띄웠다.

쇼에 참석한 소비자들은 광군제 카운트다운이 시작되는 동안 ‘시 나우 바이 나우(See Now Buy Now)’ 패션쇼를 즐겼으며 스마트폰 앱으로 할인쿠폰과 경품권, 상품권 등을 내려받았다. 이 모두가 소비자들의 흥분을 최고조로 고조시키는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광군제가 이제 서구의 아카데미 상과 신년 축제, 미국프로미식축구(NFL) 결승전 슈퍼볼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지구촌 이벤트가 된 것이다.

광군제 축하쇼는 알리바바 자체 동영상 플랫폼과 스트리밍 사이트 유쿠, 지상파 방송국인 베이징TV와 스마트폰 TV 플랫폼 CIBN, 소셜미디어 웨이보 등 온·오프라인의 다양한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으며 시청자들은 앱과 웨이보의 제품 페이지 링크, TV 시청자를 위한 대화형 웹페이지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쇼에서 본 제품을 바로 구매할 수 있었다.

알리바바는 또 증강현실(VR)과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등 첨단 IT 기술을 총동원해 고객들이 가상의 쇼핑몰에서 제품을 구경하거나 스마트폰에서 자신이 사고 싶은 옷을 가상으로 입어볼 수 있게 했다.

미국 의류업체 갭(GAP)의 체리 주 중국 전자상거래 부문 이사는 “올해 다시 글로벌 쇼핑 페스티벌에 참여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소비자들이 패션쇼를 보는 것과 동시에 마음에 드는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매우 독특한 경험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광군제는 1990년대 난징 지역 대학생들이 ‘숫자 1’이 잇따라 있는 모습이 짝이 없는 사람들과 비슷하다며 홀아비, 독신남을 뜻하는 ‘광군’이라는 말을 붙여 11월 11일을 기념한 것에서 비롯됐다. 알리바바가 지난 2009년 독신자들을 위해 전자제품 등에 대규모 할인행사를 펼치면서 세계 최대 쇼핑 이벤트가 된 광군제가 시작됐다. 첫해인 2009년 광군제 매출은 5200만 위안에 불과했으나 마윈 회장이 광군제를 단순한 할인 이벤트에서 유명 스타들이 총출동하는 축제의 장으로 발전시키면서 광군제는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추수감사절 다음 날인 금요일)’와 ‘사이버먼데이(추수감사절 다음 주 월요일)’를 능가하게 된 것이다.

이에 올해도 광군제는 풍성한 기록 잔치를 벌였다. 무려 14만 개 브랜드가 광군제에 참여했는데 이는 전년보다 40% 이상 늘어난 것이다. 알리바바는 자체 빅데이터 기술인 ‘유니마케팅(Uni-marketing)’을 제공해 나이키와 갭, 프록터앤드갬블(P&G) 등 글로벌 업체들이 대상 고객에게 더 쉽고 효율적으로 접근하게 했다. 이번 행사에 등록된 제품 수는 1500만 개에 달했으며 한국과 일본 미국 호주 독일 등 해외 제품들이 중국 소비자의 폭넓은 사랑을 받았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주문 건수는 8억1200만 개에 달했으며 알리페이 등을 통한 모바일 결제 규모는 14억8000만 달러에 이르렀다.

광군제 24시간 동안 매출액은 1682억 위안(약 28조 원)으로, 작년보다 40% 이상 급증한 것은 물론 사상 최대치 기록도 경신했다. 이는 지난해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먼데이 총매출 67억9000만 달러보다 네 배 가까이 많은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광군제 하루 매출이 일본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라쿠텐의 연매출에 근접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중국 2위 전자상거래업체인 JD닷컴도 전날 1000억 위안 매출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중산층은 현재 5억 명이 넘으며 지난해 소매시장 규모는 5조 달러에 육박했다. 중국은 오는 2020년에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의 약 60%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기업들은 알리바바가 주도하는 소매업 혁신을 활용하는 업체들은 크게 도약할 수 있으나 그렇지 못하면 도태될 수 있는 생존의 갈림길에 서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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