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미얀마서 ‘슈퍼스타’ 낳는 미얀마포스코… 차별화로 변수 뚫는다

입력 2017-11-28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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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포스코 전경(사진제공=포스코)
▲미얀마포스코 전경(사진제공=포스코)

미얀마 양곤 중심부에서 북쪽으로 약 23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미얀마포스코와 미얀마포스코 강판 공장. 롯데호텔양곤을 나선지 약 50여 분만에 두 공장 앞을 마주할 수 있었다.

23일 공장 앞에서 고금석 미얀마포스코 법인장이 취재진을 맞이했다. 고 법인장과 주재원들의 구릿빛 피부에서 이곳의 작업 환경을 짐작할 수 있었다.

미얀마포스코와 미얀마포스코강판 공장의 면적은 총 3만6000㎡ 규모다. 미얀마포스코 공장은 포스코그룹의 ‘선경지명’의 결과물이다. 강판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미얀마에 미얀마포스코를 설립한 것은 20년 전인 1997년이다. 포스코는 미얀마군인복지법인(MEHL)과 합작해 70대 30 비율로 총 530만 달러를 미얀마의 ‘가능성’에 베팅했다.

미얀마포스코가 생산하는 상품은 아연도금강판이다. 공장 내부에 들어서자 30도를 웃도는 양곤의 날씨보다 더욱 무더워 땀을 주르륵 흘렸다. 또한 강판이 세척, 예열, 도금을 하는 과정에서 생긴 소음으로 이세민 생산부장의 마이크 소리도 제대로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이 소음이 분위기를 압도해서인지 공장에 중앙에 써진 ‘안전하게 생각하라. 안전하게 일해라(Think Safely, Work Safely)’라는 단어가 더욱 눈에 들어왔다.

이 공장에서는 연산 2만톤의 아연도금강판을 생산한다. 폭우가 내리는 우기를 지나 건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공장 내부는 성수기인 3, 4월을 대비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우기는 건설 환경이 좋지 않아 미얀마 강판 시장에서는 비수기에 속한다. 이 때문에 미얀마포스코는 건기에 들어서면 공장을 24시간 3교대로 풀가동한다.

아연도금제품이 생산되기까지 거치는 과정은 총 7가지. △세척 △예열 △도금 △코팅 △절선 △콜로게이션(성형) 과정을 거쳐야 은빛 지붕재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 부장은 “한국에서 생산하는 강판은 코일 형태로 만들어진다”면서 “이곳에서는 B2C 영업으로 직접 소비자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콜로게이션 과정을 거친다”고 설명했다. 콜로게이션 과정은 아연도금제품이 지붕재로 바로 쓰일 수 있도록 적당한 크기로 자르는 것을 말한다.

▲미얀마포스코 함석지붕(사진제공=포스코)
▲미얀마포스코 함석지붕(사진제공=포스코)

미얀마에서 저렴하지만 내구성이 높은 아연도금제품으로 성공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포스코의 예상은 적중했다. 미얀마포스코는 가동 1년만에 흑자를, 3년 만에 투자 자본금을 넘는 누적 순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미얀마 정부의 규제가 발목을 잡았다. 정부가 함석 지붕소재의 두께를 ‘미얀마포스코’가 생산하기 어려운 기준으로 변경한 것이다. 미얀마포스코는 1년 6개월간 생산 중단에 돌입할 수 밖에 없었다.

경영난 타개책은 ‘차별화’였다. 미얀마포스코는 회색이 아닌 은색 지붕재를 생산했고, ‘슈퍼스타’라는 브랜드를 붙여 미얀마 최초로 지붕재 TV 광고에 나섰다. 제품 이미지도 고급화로 굳혀나갔다.

규제가 풀린 2008년부터 ‘슈퍼스타’는 함석지붕재 시장의 ‘슈퍼스타’가 됐다. 시장점유율 1위를 꿰찬 것. 2011년에는 매출 2773만 달러로 현지 진출 후 최대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미얀마포스코강판 직원들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
▲미얀마포스코강판 직원들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

미얀마포스코의 성공은 미얀마 최초의 컬러강판 공장인 미얀마포스코강판 공장의 설립의 초석이 됐다. 포스코강판은 2013년 미얀마군인복지법인과 함께 총 1500만 달러를 투자해 공장을 세웠다. 공장은 2014년부터 연산 5만톤의 컬러강판을 찍어내기 시작했다.

미얀마포스코강판의 공장에서는 두께 0.18mm의 초극박재까지 생산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일반 지붕재뿐 아니라 외장용 컬러강판을 공급하고 있다.

미얀마포스코강판 공장에 들어서자 ‘프린터’ 과정을 거치는 곳이 눈에 띄었다. 프린터는 일정 문양을 철판 위에 입히는 설비다. 이 과정을 거치면 철판이 나무 문양 등 다양한 형태로 변신한다. 미얀마포스코강판은 현지 차별화 전략을 위해 설비 기획에서부터 이 설비를 준비했다.

최근 물밀 듯이 들어오는 중국산 제품과의 경쟁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도 차별화였다. 고 법인장은 “미얀마포스코강판은 조금 더 높은 기술력을 활용해 시장 차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컬러강판의 수요도 늘고 있는 추세다. 2011년 미얀마의 민간 정부가 출범하면서 주택 및 산업용 지붕재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얀마포스코강판은 고급 이미지를 활용해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시장점유율(잠정치)도 20%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고 법인장은 “미얀마는 정치적‧정책적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전기 시설 등 산업인프라가 열악했다”면서도 ”미얀마포스코의 성공 사례로 미얀마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기업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했다.

▲미얀마포스코강판 컬러강판 코일(사진제공=포스코)
▲미얀마포스코강판 컬러강판 코일(사진제공=포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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