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아파트값이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지역 경기 불황이 인구와 노동력 감소로까지 이어져 거래조차 마른 상태다.
30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울산은 전국 6개 광역시 중 전년보다 아파트값 하락률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달 20일 기준 울산은 전년 말 대비 매매가격지수가 1.59% 하락했다. 대구가 0.19% 하락해 울산 다음으로 크게 떨어졌다. 부산은 전년 말 대비 1.8%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조선업 불황으로 지역 경제가 휘청이며 울산은 기나긴 침체에 빠졌다. 때문에 울산을 떠나는 발걸음이 끊이질 않는다. 통계청에 따르면 울산은 2015년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23개월 연속 전출 인구가 전입 인구보다 많았다. 이 기간에 이동으로만 2만 명의 인구가 준 셈이다.
아울러 부동산 수요를 뒷받침할 일자리마저 감소했다. 고용노동부의 23일 발표에 따르면 울산은 전국 시도에서 4월 기준으로 전년 동월보다 사업체 종사자 수가 줄어든 유일한 지역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월 대비 0.2% 하락이다. 현대중공업이 소재한 울산 동구(-8.8%)의 노동력 감소가 가장 두드러졌다.
지역 경기 불황으로 외지 수요도 없고 자체 이주 수요도 없어 저가 급매물만 간간이 거래되고 있다는 것이 KB국민은행의 설명이다. 울산의 10월 아파트 매매량(966건)은 2년 전 같은 달(1996건)과 비교해 반 토막 난 실정이다.
울산 북구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거래가 끊겨 문을 닫는 중개업소도 많아졌다”며 “규제를 해도 서울은 집값이 계속 오르는 걸 보면 울산처럼 경기 불황인 지역에는 당근을 줘도 모자라다”고 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