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마켓 중의 이머징마켓, '프론티어 마켓(frontier market)'이 주목받고 있다.
소위 '예비 이머징마켓(pre-emerging market)이라 불리기도 하는 프론티어 마켓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해 전세계 증시가 몸살을 앓고 있었던 때도 상대적으로 글로벌 증시와의 상관관계가 낮아 그 영향을 덜 받았다.
프론티어 마켓에 포함된 국가들은 지난해 12월 18일 런칭된 MSCI 프론티어마켓 지수를 기준으로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에스토니아, 카자흐스탄, 루마니아, 슬로베니아, 우크라이나 등 유럽 7개국과 케냐, 모리셔스, 나이지리아, 튀니지 등 아프리카 4개국,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레바논 등 중동 6개국, 스리랑카, 베트남 등 아시아 2개국이다.
이들은 경제 시스템이나 규모 면에서 기존 이머징마켓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거나, 외국인 투자규제가 엄격해 폐쇄형 경제적 성격을 지니고 있는 나라들이다.
프론티어 마켓은 기본적으로 아직 1차 산업 위주의 경제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향후 산업화·도시화의 진전에 따른 잠재적 발전 가능성이 뛰어나며, 중국과 인도 등 거대 신흥경제의 고성장을 배후로 농작물, 광물, 연료 등 전반적인 상품가격 강세의 수혜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4억2900만명에 달하는 많은 인구와 25~30세 전후의 낮은 평균 연령 등은 프론티어 마켓의 잠재 성장성을 입증한다. 특히, 인구증가율에 있어서도 중국과 인도의 경우는 각각 0.61%와 1.61% 수준인데 반해 UAE와 쿠웨이트의 인구증가율은 무려 4.0%와 3.56%에 달한다.
무엇보다 프론티어 마켓의 매력은 '자원'에 있다. 특히 글로벌 투자자들은 GCC(Gulf Cooperation Council: 걸프협력회의) 지역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유가 상승으로 경제 펀더멘털이 크게 좋아진데다 최근 막대한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인프라 투자와 금융 및 관광산업 육성을 통해 내수경기 진작에 나서고 있어 경제의 질이 나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의 경우도 석탄, 철광석, 티타늄, 우라늄 등 풍부한 광물 자원을 바탕으로 빠른 경제 발전을 일궈내고 있으며 카자흐스탄 역시 중국이 에너지 및 광물자원 투자를 활발하게 전개, 외교 관계를 강화해 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에 설정된 프론티어 마켓 펀드들은 '프론티어마켓 펀드', '동유럽 펀드', '중동 아프리카 펀드', '카자흐스탄 펀드', 'EMEA 펀드' 등의 이름으로 여럿 출시돼 있지만, 브릭스나 중국 펀드들 처럼 따로 분류해 놓고 있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프론티어 마켓 펀드는 크게 동유럽, 중동, 아프리카, 카자흐스탄, EMEA 펀드들이라고 해도 큰 무리는 없다.
그 중 한화투신운용의 '한화카자흐스탄주식1(A)'은 지난 한주간(2월 22일 기준) 5.74%의 수익률을 올려 설정액 100억원 이상 해외주식형펀드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14일 국내 최초로 카자흐스탄에 투자하는 공모펀드로 출시된 이 펀드는 카자흐스탄에 60%이상, 러시아 및 CIS(독립국가연합) 국가에 40%이하를 투자하고 있다.
이 펀드의 투자자문을 하고 있는 세븐리버스캐피탈(SRC)의 세르게이 플리삭 부사장은 지난달 16일 한국을 방문해 "카자흐스탄은 다른 자원국과 달리 우라늄, 금, 원유 등 생산잠재력이 높으며, 카자흐스탄 증시는 올해 46%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한국투자증권 박소연 애널리스트는 "프론티어마켓 지수는 몇 년째 매우 높은 상승률을 기록중지만, 변동성이 크다는 단점이있다"며 "UAE 의 경우 2004년과 2005년 각각 151.5%, 195.3% 급등했지만 다음 해에는 44.4% 급락하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의 전형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카자흐스탄의 경우도 2005년과 2006년은 해마다 두 배씩 올랐지만, 2007년은 현재 보합권에 머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박 애널리스트는 "프론티어 마켓은 시장 전반적으로는 MSCI 이머징마켓 지수 상승률을 통상 아웃퍼폼하고 있어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