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최근 채권단의 구조조정 방향이 결정되기 전 인건비 감축을 골자로 한 경영정상화 자구안을 노조 측에 전달했다. 그러나 자구안에는 경영정상화의 핵심인 채무 변제 계획이나 중국 공장에 대한 대응책이 언급되지 않았다. 노조 측은 자구안에 대해“구조 변화 없이 노동자 희생을 강요하는 사측의 일방적인 요구”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채무 변제 계획 수립’과 ‘중국공장 처리’는 금호타이어 경영정상화의 키워드로 꼽힌다. 금호타이어는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12월 만기가 도래하는 1조3000억 원 규모의 채무가 있다. 채권은 이미 9월 만기가 도래했지만, 금호타이어 경영정상화를 위해 산업은행을 비롯한 이해관계자들이 연말까지 상환을 유예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현 상황에서는 ‘또 한번’ 만기 연장이 유일한 방안이다.
기능을 잃은 중국 공장도 문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공장은 이미 청산가치가 존속가치보다 높다. 중국 공장에서 생산한 타이어를 금호타이어 본사가 구입해 중국 공장에 간접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 중국 공장 정상화가 실질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평가다.
사측은 인건비 감축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금호타이어는 노조 측에 여력 인원으로 판단한 191명에 대한 희망퇴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익성이 낮은 부분에 대한 생산을 중단하면 인원 감축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희망퇴직은 사실상 정리해고의 전 단계로 여겨진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정리해고는 기업으로서도 부담이기에 희망퇴직을 선제적으로 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이에 대해 회사 회생과는 관계가 없는 조치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금호타이어의 가장 큰 문제는 중국 공장과 12월 만기 도래하는 1조3000억 채무”라며 “이 부분에 대한 언급 없는 상태에서 경영정상화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희망퇴직 제안에 따르는 위로금 지급 등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없었다는 점도 노조의 불만을 증폭시켰다.
한편, 금호타이어는 채권단의 실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채권단은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법정관리, P플랜 등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에도 금호타이어의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상화 방안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