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일주일만에 1070원선을 회복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가 강세를 보인데다 그간 하락에 따른 되돌림 심리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다만 1070원선 위에서는 네고(달러매도) 물량이 여전해 상승을 제한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시장 예상과 같이 기준금리를 현행 1.50%로 동결하면서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미국 연준이 올 세차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진 반면 한은은 추가 금리인상에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원·달러 환율의 바닥인식이 확산했다고 전했다.
실제 연준이 발표한 경기평가보고서인 베이지북은 미국 경제의 임금 및 물가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고용시장의 추가 개선 등 확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봤다. 반면 한은은 완화정도의 추가 조정 여부를 신중히 판단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아울러 올해 물가전망치를 기존 1.8%에서 1.7%로 하향조정했다.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제한된 반등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봤다. 다음주까지 1065원에서 1080원 사이 등락을 예상했다.
1069.0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071.8원과 1067.5원 사이를 오갔다. 장중 변동폭은 4.3원을 보였다.
역외환율은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067.2/1067.7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1.1원 내렸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한은 금리동결은 예상됐던 재료라는 점에서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다만 미국 연준 베이지북이 공개되면서 올 세 차례 금리인상을 받아드리는 분위기였던 반면 한은은 인상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는 점에서 원·달러 반등여지를 준 것 같다”며 “1060원대 후반에서는 매수세가 많았고 1070원 위에서는 네고가 나왔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유로나 미국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인플레가 관심사다. 그간 유로화가 많이 오른 점도 있어 유로화가 되돌림하고 글로벌 달러 인덱스가 오른다면 원·달러도 한차례 더 오를 수 있어 보인다. 1075원 위로 오를 경우 한번 더 반등 시도할 것으로 본다”며 “전반적으로 하락에 대한 일정부문 되돌림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달러가 전체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위안화 환율도 올랐다. 원·달러 환율도 이같은 분위기에 편승했다”며 “1070원 위에서는 네고물량이 나오며 상승폭은 제한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달러 반등이 계속될지가 관건이다. 탄력이 강할지에 대해서는 여전이 의문이다. 이런 가운데 1070원 위에서 네고물량이 나왔다는 점에서 제한적인 상승 테스트 국면으로 본다. 다음주까지 원·달러 환율은 1065원에서 1080원 사이 등락을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오후 3시55분 현재 달러·엔은 0.53엔(0.48%) 오른 111.19엔을, 유로·달러는 0.0019달러(0.16%) 떨어진 1.2201달러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