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보험사들의 지난해 실적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부 기저효과를 제외하면 대부분 보험사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올해도 금리인상 흐름과 손해율 개선 등 보험업계에 훈풍이 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상장 보험사들은 이달 말과 2월 중순 2017년 영업실적을 발표한다. 삼성생명은 1월 말 IR를 개최하고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메리츠화재는 1월 말, 한화생명과 삼성화재는 2월 중순, 현대해상은 2월 말에 실적을 발표한다
◇ 생보사 빅2 순익 감소… “전년도 일회성 수익 기저효과 때문” =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1조4452억 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1년 전 2조543억 원보다 29% 줄어든 수준이다. 이남석 KB증권 애널리스트는 “2016년 일회성 이익 때문에 상대적으로 순익이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 며 “이 부분을 제외하면 오히려 순익은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생명은 2016년 1월 삼성전자가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의 37.5%(4339만 주)를 매입했다. 여기서 8200억 원 규모의 이익이 발생했다. 당시 1분기 삼성생명의 당기순이익은 1조2401억 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167.4% 늘었다. 이 애널리스트는 삼성생명의 올해 실적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금리 인상 기조 전환이 올해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손해율이 개선되고 있어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생명도 기저효과로 실적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에 따르면 한화생명의 지난해 당기순익은 6465억 원으로 2016년 7953억 원보다 19%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2016년 한화손보 지분을 매입하면서 4088억 원의 일시적 이익을 얻은 데 따른 기저효과 때문으로 판단된다” 며 “정확한 분석은 실적이 나와 봐야 판단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별도 실적만 놓고 보면 지난해 실적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며 “2016년에 자살보험금 이슈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정상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별도 실적이란 종속기업을 고려하지 않은 자사만의 실적이다. 실제로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에 따르면 지난해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6218억 원으로 1년 전 3151억 원보다 97% 높다.
그는 올해 한화생명 실적에 대해 “추가적인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며 “금리 상승기란 점을 감안할 때 생보사로서 보험 계약값이 올라가는 것이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그밖에 ING생명과 동양생명의 당기순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3530억 원, 2020억 원으로 2016년보다 47%, 1583% 늘어날 것으로 집계됐다.
장효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ING생명은 최근 공격적으로 신계약을 확대하며 경쟁구도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며 “앞으로 ING생명의 자본력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인수 합병에 대한 가치가 더욱 부각될 수 있다”고 밝혔다.
동양생명의 경우 2016년 육류담보대출 파동에 따른 기저효과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당시 동양생명의 연간 당기순익은 120억 원에 그쳤다. 김승건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4분기 육류담보대출 관련 대손충당금 적립액 3176억 원으로 대규모 적자를 보였던 것이 영향을 끼쳤다”고 밝혔다.
◇ 손보사 실적 두 자릿수 증가 … “손해율 감소 영향” = 삼성화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컨센서스는 1조875억 원이다. 2016년 8580억 원보다 27% 많은 수준이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1조44억 원을 기록했다. 손해율이 감소하고 부동산 처분이익과 보험영업 이익이 개선된 영향이다.
업계는 지난해 10월 삼성화재가 미국지점에 대해 재보험 계약을 추진한 것을 4분기 실적의 변수로 보고 있다. 정준섭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미국지점 손해 반영에 따른 일반보험 손해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삼성화재의 4분기 당기순이익은 37억 원 정도로 보인다”면서도 “작년 연간 순 이익은 1조81억 원으로 순이익 가이던스를 8.4% 초과 달성할 전망”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이어 “올해는 장기보험 신상품 출시, GA 판매 강화가 예상되며 적극적인 해외 투자비중 확대를 통한 운용수익률 제고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주도권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DB손보와 현대해상 실적도 손해율 감소에 힘입어 오를 전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DB손보와 현대해상의 지난해 당기순익 컨센서스는 각각 6490억, 4630억 원이다. 1년 전 5237억, 4099억 원에서 각각 13%, 24% 증가한 셈이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손보사 업황 자체가 좋은 상황이고 특히 작년 현대해상은 위험손해율이 많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현대해상의 손해율은 82.75%였다. 1년 전 84.35%에서 1.6%포인트 감소했다. DB손보 또한 지난해 3분기 손해율이 82.23%로 1년 새 1.83%포인트 줄었다. 김 애널리스트는 “올해도 위험손해율은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비록 사업비가 증가할 수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수익증가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메리츠화재도 지난해 당기순익 373 0억 원으로 2016년 2365억 원보다 58%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정준섭 애널리스트는 “4분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되고 보장성 신계약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는 GA 채널 경쟁 심화와 부동산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투자이익률 하락 가능성으로 작년과 같은 실적을 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