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코넥스 ‘허상의 발판’이 되지 않으려면

입력 2018-01-31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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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부 기자

코스닥이 코스피 ‘2부 리그’라는 오명은 어느 정도 벗어난 듯하다. 최근 3개월간 코스닥 수익률은 코스피 수익률의 8배 이상이었다. 제약·바이오업종의 상승세가 계속되는 데다,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대한 신뢰가 작용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코스닥을 넘어 코넥스에 상장된 제약·바이오주에도 미치는 분위기다. 문제는 이들 기업의 주가 급등이 코스닥 이전상장에 대한 기대감에서 비롯됐다는 점이다. 10일 코넥스시장 거래대금이 157억 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할 당시, 시가총액 1~3위인 툴젠, 엔지켐생명과학, 노브메타파마의 거래대금 합계는 125억 원으로 전체 거래대금의 79.8%를 차지했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코스닥 이전상장을 위해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상태이고, 툴젠과 노브메타파마도 이전상장을 준비하는 모양새다. 엔지켐생명과학의 경우 단기간 주가 급등으로 희망 공모가 밴드를 상향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언뜻 보기에 코넥스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극소수 종목의 코스닥 이전상장에 대한 기대감을 배제하면 시장 환경은 최근 주가 급등 이전과 달라진 게 없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연일 상승하고 있는 와중에도 코넥스 거래는 여전히 부진하다. 올해 들어 코넥스 일평균 거래대금은 115억 원으로, 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이 9조 원에 육박하는 점을 고려하면 턱없이 낮은 숫자다. 몇몇 종목들이 적은 거래량으로 큰 폭의 급등락을 반복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코스닥을 활성화한다고 나섰다가 자칫하면 코넥스가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어지는 것이 기업 성장의 사다리라면 첫발을 딛는 곳이 튼튼해야 한다. 허상에 발을 디딜 수는 없는 노릇이다.

판은 이미 짜놨다. 코스닥 활성화 정책을 계기로 연기금 등 투자자금이 모험자본시장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코넥스에도 혜택이 유입될 수 있는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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