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연두교서에서 관심을 모았던 무역 분야에 대해서 원론적 입장 표명에 그쳤다.
트럼프는 30일(현지시간) 연두교서에서 공정하고 호혜적인 무역 관계가 이뤄져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으나 새로운 무역정책 등 구체적인 내용은 제시하지 않았다고 WSJ는 평가했다.
그는 “미국의 경제적 굴복 시대는 완전히 끝났다”며 “나쁜 무역협정을 고치고 새로운 협정을 위해 협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ㆍNAFTA) 등 현재 재협상이 이뤄지고 있는 무역협정이나 새 협정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무역 규정을 강력히 실행해 미국의 근로자와 지식재산권을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WSJ는 연두교서 연설문 5000자 가운데 무역 부문은 78단어에 그쳤다고 분석했다. 또 트럼프가 중국을 직접적으로 거론하지 않아 중국 정부가 안도의 한숨을 내쉴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다른 부문에서 “중국과 러시아 등 경쟁자들이 우리의 국익과 경제, 가치에 도전하고 있다”고 짤막하게 거론하기는 했다.
트럼프가 무역 부문을 비교적 신중하게 풀어간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날 연두교서는 미국 경제의 성공을 강조하는 톤이 짙었다며 무역에서 강하게 다른 나라를 성토했다면 다른 부분과 분위기가 맞지 않았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WSJ는 연두교서에서 무역을 많이 거론하지 않았어도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적인 입장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는 이미 지난주 한국과 중국 등에서 수입하는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에 대해 16년 만에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했다. 트럼프 정부는 또 지식재산권과 관련해 중국에 한층 압박을 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