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정부 시절 전직 대통령들의 비리 관련 풍문을 수집하는 데 국가정보원 대북공작금을 유용한 혐의를 받는 최종흡 전 국정원 3차장과 김승연 대북공작 국장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오민석 영장전담부장판사는 3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상 국고손실 등의 혐의로 청구된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오 부장판사는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최 전 차장과 김 전 국장은 원세훈(67) 전 국정원장 시절 국정원 대북공작금을 김대중ㆍ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풍문 수집 등 음해 공작에 유용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김 전 대통령이 수조 원대 비자금을 해외 차명계좌에 보유하고 있다는 소문을 확인하기 위해 움직였다. 김 전 대통령의 영문 이름 약자인 ‘DJ’의 D를 딴 일명 ‘데이비슨 프로젝트’다.
이들은 또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리 의혹을 증언해줄 사람을 해외에서 국내로 송환한다는 뜻에서 ‘연어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당시 국정원 직원은 “노 전 대통령이 미국 카지노의 전직 마케팅 디렉터에게 비자금 13억 원을 상자에 담아 전달했다”는 루머를 듣고 이를 파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공작 행위는 비밀리에 진행됐고 수집한 정보를 확인한 국정원은 풍문이 근거 없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음해 공작으로 유용된 국정원 대북공작금이 10억 원대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 전 국장은 원 전 원장이 개인적으로 사용했던 호텔 스위트룸을 빌리는 데 국정원 대북공작금 수십 억 원을 유용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스위트룸을 빌릴 때 보증금으로 낸 대북공작금은 수십 억 원이며 원 전 원장은 약 1년간 스위트룸을 사용했다.
검찰은 원 전 원장에 대해서도 국정원 자금을 불법으로 빼돌려 유용한 혐의를 수사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의 대북공작금 유용 혐의가) 원 전 원장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