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경제수장인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에 한국경제의 현황과 비전을 소개했다. 발개위는 중국의 기재부와 같은 역할로 거시·실물 전반을 총괄하는 수석 경제부처다.
김 부총리는 1일 중국 북경 발개위 청사에서 경제관료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경제정책 방향에 대한 특강을 펼쳤다. 외국인이 발개위 내부에 들어와 강연을 한 건 2012년 9월 다보스포럼 창립자인 클라우스 슈밥이 한 이래 처음이란 전언이다.
이날 강연에는 발개위의 국·과장급 간부들과 산하기관 연구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김 부총리는 “다음 주 개최되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이어 2022년에 베이징에서 동계올림픽이 개최된다”고 강조하면서 “경제정책 방향도 중국과 한국이 흡사하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우리의 가장 큰 목표, 방향은 국민 삶의 질 향상이고, 두 번째는 혁신성장”이라면서 1인당 소득 3만 달러 시대에 걸 맞는 삶의 질 개선과 성장잠재력 확충을 한국경제의 당면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저소득층의 소득증가가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글로벌 컨센서스”라며 “가처분 소득 증가는 소비와 기업의 투자를 늘리고 인적자본을 고도화해 근로자의 생산성도 향상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혁신성장에 관해서는 “과학기술, 사람, 산업뿐만 아니라 이를 뒷받침 하는 사회의 제도와 의식, 관행까지 혁신해야 한다”면서 “규제혁신, 혁신 생태계 조성, 혁신거점과 혁신자본·안전망 확충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지속적인 성장잠재력 확충을 도모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선진국들의 금리인상, 해외자본의 변동성 확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 등 불리한 대외여건 하에서는 한중 간 협력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김 부총리는 “한국만 잘 되거나 중국만 잘되는 것은 미생(未生)의 길이고, 양국이 함께 도와 동북아의 안정과 평화로 나아가는 완생(完生)의 길을 가야한다”면서 양국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관계라고 역설했다.
이어 “내일 발개위와 개최하는 15차 한중경제장관회의에서 양측은 보다 높은 수준의 협력에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