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증시가 미국발 리스크에 패닉에 빠졌다.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에서 주요 증시가 일제히 급락하며 올해 상승분을 전부 반납하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1987년 세계 금융시장을 악몽으로 몰아넣은 ‘블랙먼데이’ 이후 30여 년 만에 또 하나의 공포가 시장에 닥친 셈이다.
5일(현지시간) 뉴욕증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60% 하락한 2만4345.75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전일 대비 4.10% 떨어진 2648.94를 기록했고, 나스닥 지수는 3.78% 내린 6967.53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1175포인트 하락으로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했으며 장중 1600포인트 가까이 떨어지기도 했다.
일본증시 닛케이225 지수는 이날 2.55% 떨어진 2만2682.08에 마감했다. 범유럽증시지수인 스톡스유럽600지수는 1.56% 떨어진 382.00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11월 15일 이후 최저치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115% 치솟아 37.32에 거래를 마쳤다. 공포지수는 장중 38.80까지 상승해 지난 2일 종가였던 17.31에 비해 두 배 이상 올랐다. VIX는 1990년 이후 평균치가 19.3에 불과할 정도로 저점을 유지했다. 지난 3년간 평균치는 13을 밑돈다. 이 때문에 VIX가 크게 오른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S&P500 산하 11개 업종이 모두 일제히 하락했는데 특히 금융 업종이 4.99%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웰스파고는 지난 2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자산 규모 동결 명령을 내린 뒤 지금까지 9.2% 하락했다.
뉴욕 증시 급락에 백악관은 우려를 표하면서도 급락이 계속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라즈 샤 백악관 부대변인은 “시장은 단기적으로 변동성을 보이기 마련”이라며 “경제 펀더멘털은 강하다”고 강조했다.
증시가 패닉에 빠진 배경에는 최근 경기과열과 이에 따른 긴축 속도 가속화 불안감이 작용했다. 지난달 31일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고 발표한 성명서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다고 밝혔으나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비하기 위해서 오는 3월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