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오전 상·하원을 통과한 2년 장기예산안에 서명해 정부 셧다운 사태를 끝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당초 여야 지도부는 지난 7일 2018~2019 회계연도(지난해 10월~내년 9월)에 세출 한도를 총 3000억 달러(약 327조 원) 인상하는 내용의 장기예산안에 합의해 전날 표결을 거쳐 통과시키려 했다. 그러나 재정수지 적자 확대에 격렬하게 반대하는 공화당 소속의 랜드 폴 상원의원이 방해 연설로 표결을 방해해 8일 자정까지인 법안 심의 기간을 넘겼다. 이에 약 20일 만에 두 번째 셧다운이 일어났다.
상원이 이날 새벽 찬성 71 반대 28로 법안을 통과시키고 하원에서도 찬성 240 반대 186으로 승인했다. 연방정부 지출 확대를 꺼리는 일부 공화당 의원과 이민정책 관련 예산안에 불만을 품은 민주당 의원 등 하원도 불확실한 요소가 있었으나 무사히 관문을 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약 8시 30분에 법안에 서명했다. 셧다운이 일어나기는 했지만 공무원들이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해제돼 사실상 피해는 거의 없다. 트럼프는 이날 트위터에 “우리 군대는 이제 어느 때보다 강해질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의 군대를 사랑하고 그들을 필요로 한다. 그들에게 모든 것을 줘야 한다. 처음으로 이런 일이 장기간에 걸쳐 일어나게 됐다. 또 (예산안 서명은) 더 많은 일자리를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장기예산안은 국방비와 공공사업비, 교육 예산 등 정부의 법정 지출 한도를 2018 회계연도에 1430억 달러, 2019년에는 1530억 달러 각각 증가하는 것이 핵심이다. 새 예산안 적용 작업을 하는 동안 공백을 막기 위한 오는 3월 23일까지의 임시 연결 예산도 법안에 포함됐다.
지출 한도는 전년과 비교해 약 10% 늘어나게 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증액 규모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0.7%에 달해 경기부양 효과가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미 대규모 감세로 인해 향후 세수가 연간 1000억 달러 줄어드는 반면 세출은 1500억 달러 늘어나 재정적자가 오는 2020년에 1조 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재무부가 미국 국채를 대량으로 발행하면 장기금리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이런 불안은 이번 주 뉴욕증시 혼란의 기폭제로 작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