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전형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일본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AI는 지망 동기와 경험담 등을 담은 이력서 정리와 성격 진단은 물론 실제 면접에까지 등장했다.
사람처럼 상대의 외모와 인상 등에 좌우되지 않고 데이터로만 판단하는 AI 면접관은 객관적이며 공정성도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소개했다.
“학창 시절 노력한 일을 말하시오” 면접에서 자주 묻는 질문이지만 그 자리에 사람은 없다. 대신 구직자는 스마트폰에 답변하고 있었다. 화면의 질문에 답하면 AI가 새로 물어보는 등 상호작용을 반복한다.
인력 서비스 기업 엔재팬(En-Japan)이 지난해 말 취업 준비생을 위해 개최한 ‘AI 면접 체험회’의 한 장면이다. 여기에 참석했던 학생들은 “외모로 판단되지 않아 안도감이 들었다” “압박 면접에 불만이었지만 AI 면접은 내 자신의 페이스로 할 수 있어 좋다” 등 만족감을 표시했다.
해당 AI 면접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탤런트앤드어세스먼트의 야마사키 도시아키 사장은 “기업들의 채용 시간의 효율화와 면접의 객관성을 확보하고자 개발하게 됐다”며 “인재파견업체나 상사 등 6개사가 도입했다”고 말했다.
NEC 등 대기업을 포함해 많은 업체가 이미 서류 전형에는 AI를 도입하고 있다. 과거 채용 전형 합격자와 탈락자 정보를 바탕으로 들어온 이력서를 평가하는 시스템이 구축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AI가 면접으로 영역을 넓힌 것이다. 탤런트앤드어세스먼트는 고객사로부터 최근 6년간 3000명분의 데이터를 입수했다. 그런 다음 질문에 답하는 내용에 대해 AI가 구직자의 유형이 어떤 것인지 분석한다. 예를 들어서 아르바이트 시작 이유에 대해 ‘사고 싶은 만화책이 있어서’와 ‘동생에게 만화책을 사주고 싶어서’라는 두 종류의 답변이 있다면 AI는 전자에 대해서는 ‘자신의 이상과 목적을 위해 일을 하는 타입’, 후자는 ‘남을 위해 일하기를 마다하지 않는 유형’ 이런 식으로 자질을 평가한다.
면접과는 다소 다르지만 AI를 성격 진단에 활용하는 기업도 있다. 항공업체 전일본공수(ANA)는 올해 신규 사무직 채용에 성격 진단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구직자 본인은 물론 친구 등 제삼자에게도 성격을 평가하게 하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기업들은 아직 AI를 사람의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올해 신규 입사자 채용부터 이력서 심사를 AI가 맡았지만 떨어진 이력서는 다시 사람이 확인했다. 여전히 소프트뱅크는 AI 도입으로 이력서 심사 시간을 80% 줄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