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참패' 뚝섬 주상복합, 4순위는 잘될까?

입력 2008-03-12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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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아파트 수요층 줄어, 장기 미분양 우려도 나와

고급 수요자를 겨냥한 아파트가 잇따라 청약 시장의 외면을 받으며 된서리를 맞고 있다.

시장의 커다란 관심 속에 치러진 뚝섬 주상복합 아파트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3.3㎡당 최고 4600만원 가량의 분양가를 책정한 이 아파트는 지난 주 첫 테이프를 끊은 대림산업의 '한숲 e-편한세상'이 3순위 청약 결과 단 15%만이 청약된데 이어 10일 1순위 청약을 마친 '갤러리아포레' 역시 청약접수결과 단 2명만이 접수한 보기 드문 참패를 기록 한 것.

물론 분양 업체들은 이 같은 '청약 참패'에 별다른 의미를 부여치 않고 있다. 고급 아파트 수요는 청약통장을 활용해 청약에 나서는 것은 소수에 불과한데다 수요층이 한정돼 있는 만큼 다 '팔아치우기' 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리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국내 최고가 아파트로 알려져 있는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삼성동도 지난 99년의 첫 분양은 무산됐으며, 이듬해 실시된 재 분양에서도 청약 마감을 기록하지는 못했다.

이에 따라 업체들은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체적인 타겟마케팅을 통해 분양을 순조롭게 마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있는 상태다. 무엇보다 뚝섬 상업지역의 발전가능성에 대해서는 이미 부동산 시장에서도 어느 정도 '인증'을 받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 그 이유다. 한 분양업체 관계자는 "언론식 표현을 빌리자면 청약접수에선 '참패'를 했지만 모든 주택형이 구 70평형대 이상의 고급 아파트인 것을 감안할 때 이 정도 청약결과가 반드시 '참패'란 소리를 들을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들 분양업체들은 사실상 '깜깜이 청약'에 들어갔다는 지적을 받을 정도로 제대로 된 홍보도 없이 분양을 시작한 상태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무순위 청약을 일컫는 이른바 4순위 청약에서 어려움 없이 분양을 마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뚝섬 주상복합으로 대표되는 초고가 고급 아파트 시장의 부흥이 과거와 달리 쉽지 않을 것이란 견해도 나오고 있다. 대출규제와 종부세, 양도세 중과세 등 부동산 부자들을 겨냥한 각종 규제가 여전히 살아있는 것이 그 이유다.

즉 뚝섬 주상복합 아파트 수요자들은 청약통장이 없는 사람이 많은 듯이 무주택자 역시 찾아보기 힘들 전망. 이 때문에 뚝섬 아파트를 소유하기 위해선 갖고 있는 주택을 우선 처리해야하지만 이 것이 쉽지 않다는 게 문제란 이야기다. 즉 갖고 있자니 종부세 등 천문학적인 보유세를 감당해야 하며, 매도 처분하자니 막대한 양도세가 걸림돌인 셈이다.

여기에 지난해 1.31 대책에서 정비된 대출규제도 문제. 이 경우 뚝섬 주상복합 아파트를 분양 받기 위해선 자금출처를 공개해야하는 문제점도 있는 만큼 뚝섬 주상복합 아파트 분양은 자칫 '계륵'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근 1년째 이어지고 있는 고가 아파트의 약세도 바로 이 같은 점을 뒷받침 하고 있다. 즉 종부세 신설과 양도세 중과세, 그리고 대출규제 등으로 고가 아파트에 대한 수요층이 확연히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부동산써브 채훈식 팀장은 "중소형 아파트가 강세를 보이는 반면 고가 아파트가 약세를 보이는 것은 고가 아파트 보유가 부담스럽다는 반증"이라며 "게다가 업체들이 턱없이 분양가를 높여 물량을 내놓고 있어 가뜩이나 줄어든 고급 아파트 수요층이 더욱 움직이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뚝섬 주상복합 아파트에 대한 분양 정보가 이미 오래 전부터 나오고 있었지만 이 경우 흔히 있을 법한 강남지역 기존 고가 아파트의 가격 변동이 거의 없다는 것도 뚝섬 주상복합 아파트의 파괴력이 적음을 설명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채훈식 팀장은 "강남지역 고가 아파트의 기준이랄 수 있는 대치 동부센트레빌, 삼성 아이파크, 도곡 타워팰리스, 서초 아크로비스타 등이 뚝섬 주상복합 분양에도 전혀 움직임이 없는 상태"라며 "청약접수에서 참패한 분양물량이 무순위 청약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보인 사례는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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