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인 아시아] 온천 강국 일본, 묻혀 있는 지열 자원 깨운다

입력 2018-02-28 08:24 수정 2018-02-28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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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온천 업체들 반발과 전력화 하는 데 오랜 시간 소요돼 그동안 지열 발전에 소극적

일본 정부가 묻혀 있는 지열 자원을 깨워 지열 발전을 확대하겠다고 천명했다. 지열 자원이 풍부함에도 일본이 그간 개발에 적극이지 못했던 이유를 최근 닛케이아시안리뷰가 분석했다.

일본은 미국, 인도네시아 다음으로 많은 지열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상용화 능력도 충분하다. 일본 기업인 도시바, 미쓰비시중공업, 후기전기 등이 세계 지열 터빈 시장에서 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원 보유량 중 발전량은 2.3%에 불과하다. 미국은 12%, 인도네시아는 5%이며, 필리핀은 32%에 달한다. 뉴질랜드와 이탈리아는 각각 26.6%, 28.1%다.

일본이 지열 발전량을 자원량만큼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지열 발전소를 세우고 전력을 생산해내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서다. 환경영향평가와 시추를 포함해 사용 가능한 지열 전력을 생산하는 데는 평균 14년이 걸린다. 평균적으로 태양열 발전은 1년, 풍력 발전은 8년이 걸린다.

지열 자원의 80%가 국립공원에 묻혀있는 것도 문제다. 원칙적으로 일본에서는 국립공원에 발전소 같은 건물을 새로 짓는 것이 불법이다. 지열 자원을 이용할 수 있는 곳을 탐색하는 것은 마치 보물찾기와 다름없는 셈이다.

관광 자원으로 활용되는 온천도 걸림돌이다. 온천을 내세운 일본의 숙박시설은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온천을 운영하는 일본인들은 지열 발전소가 세워진 뒤 온천물이 남아나지 않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주요 온천 지역에 있는 숙박업체들은 지열 발전 프로젝트를 폐지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 같은 장애물들을 최소화해 2030년까지 전체 발전 소비에서 지열이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보다 3배가량 늘리겠다고 밝혔다. 현재 0.3%에 불과한 비중을 1%까지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발전 사업자가 환경영향평가를 할 때 서면과 현장 실사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도록 올해 관련 지침을 개정할 예정이다. 이 같은 조처로 평가 기간은 2년에서 1년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경제산업성은 “평가 대상 지역을 기존의 두 배로 늘려 발전소 건설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지열 전력 상용화 기간이 평균 14년에서 10년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국립공원의 지열 자원 개발 규제도 완화해 묻혀 있는 지열 자원의 70%를 이용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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