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무역전쟁] 트럼프, ‘관세 폭탄’에 서명…‘G-제로 시대’ 총성 없는 무역전쟁 개시

입력 2018-03-09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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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트럼프 관세 명령 서명과 TPP11 협정 서명 이뤄져…15일간 관세 유예로 한국 등 관세 면제 마지막 기회·캐나다와 멕시코는 관세 폭탄 피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침내 관세 폭탄을 터뜨리면서 총성 없는 무역전쟁이 막을 올렸다. 트럼프가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우며 사실상 무역전쟁을 선포한 날, 미국을 제외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11개 회원국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서명, 자유무역의 기치를 높이 올려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철강업체 근로자들을 초청해 행사를 열고 수입산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각각 부과하는 명령에 서명했다.

집권 여당인 공화당과 철강·알루미늄을 제외한 다른 업계의 거센 반발, 세계 각국의 우려와 비판을 일축하고 무역전쟁의 첫발을 내딛은 셈이다. 이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수입 제한을 인정하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의거한 것으로, 미국이 이 법안을 적용한 것은 1982년 리비아산 원유 수입 금지 이후 36년 만이다.

다만 트럼프는 캐나다와 멕시코 등 현재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재협상을 하는 이웃국가들에는 면제부를 주며 재협상 진전에 따라 면제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으로 건너가 윌버 로스 상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과 만나 면제 대상에 포함되려는 노력을 최후까지 기울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아직 한국과 일본 등 미국 동맹국들은 일말의 희망이 남아있다. 미국 정부가 관세 명령이 발효되기까지 15일간 유예 기간을 둔 만큼 동맹국들은 치열한 로비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우리는 철강과 알루미늄 산업을 보호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며 “동시에 우리의 진정한 친구들에게는 커다란 유연성과 협조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 소식통들은 안보 이슈 해결 의지를 보이는 동맹국들에 대해서는 협상을 통해 예외 적용 대상에 추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연합(EU)의 세실리아 말스트롬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EU는 미국의 긴밀한 동맹국”이라며 “수입 제한 대상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벨기에 브뤼셀에서 10일 열리는 미국 EU 일본 통상담당 고위 관료 회의에서 관세 예외를 놓고 집중적인 논의가 펼쳐질 전망이다.

한편 칠레 산티아고에서 일본과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등 TPP 11개 회원국 외교·통상 관련 장관들이 한 자리에 모여 CPTPP, 이른바 TPP11에 공식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월 취임하고 나서 탈퇴를 선언해 무산될 위기에 처했으나 일본 주도 하에 회원국들이 결속을 다지며 기사회생(起死回生)하게 됐다.

향후 TPP11 과제는 조속한 국내 절차다. 회원국들은 2019년 발효를 목표로 국내 절차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11개 회원국 중 6개국 이상이 국내 절차를 마치면 TPP11이 발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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