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벨기에 브뤼셀에서 이날 열린 미국과 일본, EU의 통상담당 고위 관료 회의에서 일본과 EU 측은 미국에 면제를 강력히 요구했지만 별다른 반응을 얻지는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일 철강 관세 명령에 서명하고 나서 이날 회의는 미국과 일본, EU가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하는 첫 기회였다.
심지어 트럼프는 서명한 지 하루 만인 9일 호주를 제외하겠다는 방침을 표명해 일본과 EU 측이 더욱 안달 나게 했다. 트럼프는 전날 맬컴 턴불 호주 총리와 전화회담을 마치고 나서 “호주는 매우 공정하고 호혜적인 군사와 무역 관계를 약속했다”며 “안보협정에 매우 신속히 움직이고 있어 우리 동맹에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를 부과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세실리아 말름스트룀 EU 통상 담담 집행위원,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이 이날 회의에 대표로 참석했다. 세코 경제산업상은 “회의에서 적용 제외 조건 등 미국의 구체적인 설명이 없었다”고 말했다.
애초 이번 회의는 중국의 철강 과잉공급에 대해 공동 대처를 모색하고자 마련된 자리였지만 트럼프의 관세 폭탄으로 회의 성격이 완전히 바뀌게 됐다고 FT는 전했다.
한 소식통은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제외 기준이나 절차에 대해 확실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며 앞으로 수일 안에 미국 정부의 추가 가이드라인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새 관세안에 대해 15일의 유예기간을 뒀다.
말름스트룀 집행위원은 라이트하이저와의 별도 회담을 마치고 기자들에게 “미국과 솔직하게 의견을 나눴다”며 “논의는 다음 주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북한과 관련해 전화통화를 하면서 무역 문제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아베 총리는 북한과의 대화에 매우 열의를 보였다”며 “우리는 또 일본시장을 개방하는 것도 논의하고 있다. 미국은 현재 대일본 무역수지 적자가 1000억 달러(약 107조 원)에 이른다. 이는 공정하지도 지속 가능 하지도 않다. 모든 것이 잘될 것”이라는 트윗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