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사회적기업 기치든 최태원 SK 회장

입력 2018-03-1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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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훈 산업1부 기자

“취지는 좋지만, 모두가 동의하는 건 아니죠. 불만도 존재합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연일 사회적 기업·가치 혁신 등을 강조하고 있지만, 최근 만난 SK 계열사 직원의 말은 의외로 부정적이었다. 내부 분위기가 궁금했다. 좋은 일에는 반드시 다른 면이 존재한다. SK의 사회적 혁신도 마찬가지인 걸까.

최태원 회장을 필두로 한 SK는 사회공헌의 선두주자로 최근 부각되고 있다. 그럴 만한 게, SK는 기존 대기업들이 하지 않은 일들에 도전하고 있다. SK는 그룹의 정관을 바꿔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회계 장부에 함께 표시하는 ‘더블보텀라인(Double Bottom Line)’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사회성과인센티브(SPC)제도를 도입했으며 이번 달엔 사회적기업연구원을 출범할 예정이다. 하지만 최 회장이 간과한 한 가지 부분은 내부의 반발이다. 윗선이 나서서 고강도 혁신을 하고 있는데, 변화를 받아들일 틈도 없이 따라야 했던 직원들의 불만이 나오는 건 당연지사다.

사회적 가치는 이해 관계자들의 합의 위에서 피어난다. 정부 정책 수립을 위해 정부와 기업, 시민단체 등 여러 이해관계자가 대화의 단계를 거치는 이유다. 불협화음이 개입되는 순간 본연의 목표를 잃어버리고 기대한 효과는 반대로 작동하는 걸 우린 많이 목격했다. 합의에 다다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해관계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다. 기업이 수동적으로 참여하는 기존의 기부 방식(CSR)보다 구성원이 직접 사회적 기업을 운영해 사회적 가치와 영리를 동시에 추구하는 방식(CSV)이 왜 더 주목받는지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온다.

광폭 행보도 좋지만 내부 직원들의 목소리에 경청하는 것도 필요하다. 한 가지 거대한 변화를 이루기 전 마일스톤식으로 중간에 직원들의 피드백을 듣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도 방법이다. 사회적 가치 창출은 일반 기업의 전략과 다르다. 이는 기업의 비전과 미션, 근간을 흔들 만큼의 혁신이다. 직원들의 목소리 반영이 당연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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