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미국 텍사스주에서 열린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 페스티벌에서 자신을 밤에 잠 못 들게 하는 두 가지 이슈가 있다고 토로했다. 하나는 인공지능이 창출할 묵시적인 미래이며 다른 하나는 테슬라의 첫 보급형 전기차인 모델3의 생산 지연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테슬라가 모델3 생산 지연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심각한 재정난에 직면할 수 있다고 15일(현지시간) 경고했다.
테슬라는 오는 4월 모델3을 주당 5000대 생산하겠다는 2분기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밝힐 예정이다. 이 목표는 이미 두 차례 지연됐다. 테슬라는 원래 지난해 12월까지 매월 2만 대의 모델3 차량을 만들겠다고 했으나 지난해 4분기 1550대 생산에 그쳤다. 모델3은 테슬라의 고가 제품보다 저렴한 보급형 전기차이며 사업을 확장하려는 머스크 CEO의 전략 중 핵심으로 꼽힌다. 머스크 CEO는 11일 SXSW에서 “테슬라가 모델3 생산에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가 6월 말까지 생산 목표를 달성하면 회사 운영에 필요한 현금을 자체적으로 충분히 창출할 수 있다. 테슬라는 지난해 분기당 평균 약 10억 달러(약 1조69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는데 이는 주로 모델3의 생산을 위한 막대한 투자 때문이다. 테슬라는 40만 건이 넘는 모델3 선주문을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테슬라가 보유한 현금은 약 34억 달러이다. 생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연말에 현금을 모두 소진할 가능성이 크다. 콜린 랑건 UBS 애널리스트는 “테슬라가 주당 5000대 생산에 도달할 때까지 계속해서 현금을 소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00억 달러의 부채 및 생산 비용에 대한 이자 지급도 직면 과제다. 테슬라가 계속해서 생산에 차질을 빚는다면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을 수도 있다. 테슬라의 10대 주주 중 3명은 최근 지분을 매각했다.
테슬라의 파산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에드워드 알트만 뉴욕대 교수가 개발한 Z값을 이용해 테슬라의 파산 가능성을 분석한 결과 2014년 이후 가장 낮은 점수인 1.26으로 나타났다. 1.8 이하는 부도 위험, 1.0 이하는 2년 이내에 파산 가능성이 있음을 나타낸다.
WSJ는 머스크 CEO가 영업이익을 고려하지 않고 전기차를 만드는 꿈을 좇아 빚을 쌓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테슬라는 더 이상 스타트업이 아니며 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사와 경쟁하려 노력하는 직원 3만8000명이 일하는 기업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