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통사, 고가요금제 유도 꼼수영업 '이제 그만'

입력 2018-03-22 10:33 수정 2018-03-22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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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근 산업2부 기자

모바일 데이터 사용 증가로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쓰는 사람이 늘고 있다. 통신비로 월 8만 원 이상 지출되는 셈이다. ‘비싼 통신비를 바꿔 볼까’ 하고 통신사 대리점을 찾은 소비자들은 직원의 말에 현혹돼 요금제 변경을 또다시 미루고 만다.

대리점 직원들은 대부분 고가요금제를 추천한다. 왜 그럴까? 통신사들이 대리점 관리수수료율을 차등 지급하면서 고가요금제를 강매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KT는 이달부터 요금제에 따라 대리점 관리수수료율을 차등화했다. 종전 일괄 적용하던 6.15% 수수료율을 3만 원 미만 저가에서는 4.15%, 7만 원 이상은 8.15%로 변경했다. SK텔레콤도 6%를 일괄 적용하다 지난해부터 고가요금제 가입 시에만 1∼2%포인트를 추가로 주고 있다.

선거 때마다 포퓰리즘처럼 등장해 온 통신비 인하 이슈는 그만큼 온 국민의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역시 공약으로 내걸고 통신비 인하를 압박하자, 통신사들은 정부 개입 대신 자유로운 시장경쟁에 맡겨 자연스럽게 가격이 내려가게 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통신사들이 뒤로는 수수료 차등정책으로 고가요금제 가입자를 유도하는 민낯을 드러낸 것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해 국감장에서 “강매가 있다면 시정하겠지만, 고가요금제 고객 유치는 불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 수익성 좋은 고가요금제 가입자 유치 마케팅에 힘을 쏟는 건 당연한 이치다.

박 사장은 지난달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에서 이런 말도 했다. “(요금제 때문에) 사람들이 미워하면 회사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돈을 못 벌어도 고객이 싫어하는 행위를 고치는 데 돈을 써야 한다면 그래야 한다.”

통신비가 가계지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내 현실에서 이런 식으로 통신사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을 키우는 것은 좋은 기업으로 나아가는 길이 아니다. 정부의 통신비 인하 개입 움직임에 반대한다면 그에 합당한 자구책을 내놔야 한다.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에 맞게 적절한 요금제를 추천해 주는 분위기를 만드는 자정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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