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이미 유망한 커피 소비국이다. 국제커피기구(ICO)에 따르면 2004~2014년 동안 중국인의 커피 소비량은 연평균 16%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미 농무부가 추정한 전 세계 커피 소비 증가량이 2%인 것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중국인의 ‘커피 사랑’은 커피 생산으로 이어졌다. 중국 윈난성 남서부에 있는 푸얼시가 대표적인 커피 생산 지역이다. 원래 이곳은 유명한 보이차 생산지였다. 보이차 자체가 본래 중국의 윈난성 지역 소수민족이 즐겨 먹던 것이 대중화된 것이다. 푸얼시 명칭 자체도 보이차에서 따온 것이다.
현재 중국은 세계 13위 커피 생산국이다. 30년 전만 해도 커피 생산량은 거의 제로(0)에 가까웠지만 이후 매년 11만 t씩 증가했다. 중국에서 커피가 상업적으로 거래되기 시작한 것은 스위스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 네슬레가 들어오면서부터다. 네슬레는 1994년부터 본격적으로 중국 커피 농가와 협력해 중국산 원두를 생산했다.
중국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태어난 세대)들이 전통 차에서 멀어지고 커피를 선호하면서 푸얼시 농부들도 커피콩 재배로 작물을 바꾸고 있다. 베이징에서 펀드매니저로 일하다가 5년 전부터 푸얼시에서 커피를 재배하기 시작한 류잉 씨는 “커피는 중국에서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제품군”이라며 “젊은 세대들은 사무실에서 차보다 커피 마시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푸얼시 지역 농민 황다바오(51)씨는 “원래는 감귤을 재배했는데 기상재해나 병충으로 재배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특별한 병충을 우려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커피 재배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윈난성은 이제 커피로 먹고 사는 지역이 됐다. 중국의 커피 수확량 중 95%를 윈난성이 차지하고 있다. 그중 절반은 푸얼시에서 재배된다. 푸얼시의 온화한 기후는 아라비카 커피를 재배하기에 완벽하다. 아라비카 커피는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커피 품종이다.
지난 1월 29일부터 31일까지 열린 제1회 푸얼국제스페셜티커피엑스포는 커피 생산국으로서 중국의 저력을 입증했다. 엑스포는 태국, 과테말라, 인도, 러시아, 베트남, 라오스, 필리핀, 케냐 등 해외 각지에서 몰려든 수천 명의 커피 업계 전문가들로 북적였다. 인도 벵갈루루에서 온 스키탄스 라오 커피 전문가는 “윈난 커피는 매우 우아하고 깨끗하고 특별한 맛을 낸다”며 “어떤 커피는 버터 맛이고, 딸기 향이 나는 커피도 있다”고 밝혔다.
윈난성은 좀처럼 오르지 않는 커피 원두 가격에 고급화를 해법으로 여기고 있다. 푸얼시 토치커피로스터스의 사뮤엘 구렐 최고경영자(CEO)는 “현재처럼 원두 가격이 오르지 않으면 가족을 먹여 살리기에 역부족”이라며 “유일한 방법은 최고의 원두를 만드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처럼 원두 가격이 10년 내내 낮은 가격으로 유지된다면 지속 가능한 생산을 할 수 없다”며 “한편으로는 커피 농가에 재앙”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구렐 CEO는 푸얼 커피의 품질이 뛰어나다는 점을 자신했다. 그는 “내가 푸얼 커피를 콜롬비아나 파나마산 커피라고 속여도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것은 중국 커피가 어떻게 진화했는지 보여주는 훌륭한 예”라고 밝혔다.
작년에 푸얼시는 7000t의 커피를 스타벅스에 공급했다. 스타벅스는 작년에 윈난시와 함께 ‘스타벅스 리저브 윈난 옐로우 허니 커피’라는 이름의 첫 프리미엄 커피를 개발하기도 했다. 중국 스타벅스의 벨린다 웡 CEO는 “스타벅스는 중국에서 커피 산업이 발전하길 바라며 윈난 커피를 세계에 알리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현재 중국 139개 도시에서 32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2021년까지 중국에서 5000개 이상의 매장을 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