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종이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마련된 화해 분위기 속에 급등을 이어가고 있다.
30일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건설업종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19% 급등한 136.84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3월 마지막 거래일 107.74포인트였던 건설업종지수가 4월 들어서만 27.01% 상승한 것.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이 2.84%(2445.85→2515.38)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시장 평균 대비 22.76%의 초과수익률을 기록한 셈이다. 4월 초 21조9877억 원이었던 건설업종의 시가총액은 30일 종가 기준 27조6172억 원을 기록해 한달 사이 5조6295억 원이 늘어났다.
2015년 이후 추세 하락을 지속해 온 건설업종의 최근 반등한 배경에는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 내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활발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깔려 있다. 통상 정치적 이벤트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는 경우 회의적인 전망이 나오는 증권가이지만, 이번에는 긍정적인 시각이 대세여서 주목된다. 특히 정상회담에서 발표된 판문점 선언에 ‘동해선, 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을 연결한다’라는 내용이 명시되면서 ‘실체가 있는 호재’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김세련 SK증권 연구원은 “북한의 주요 인프라 과제별 개발 소요 자금을 보수적으로 추정하더라도 총 68조 원에 달한다”면서 “국내 건설시장 규모가 연간 100조 원 수준인 것을 감안해 볼 때, 북한의 인프라 투자 진출에 대한 개연성만 확인해도 국내 건설주의 상방이 열릴 수밖에 없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막연한 기대감에 기반한 투자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2000년,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에도 건설주가 가파르게 상승했다가 폭락한 일이 있다”면서 “막연한 기대감에 추종 매매하기보다는 실제로 대북사업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짧은 기간 동안 급격하게 가격이 높아진 점도 부담 요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월 말 42.98배였던 건설업종의 주가수익비율(PER)은 4월 말 현재 50배를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