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포털이 언론 기능을 한다’는 업계의 지적에 승부수를 띄웠다. 뉴스편집을 중단한다는 선언과 함께 개별 언론사에서 직접 편집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같은 개편안을 내놓은 것이 너무 늦은 대응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9일 네이버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파트너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뉴스 개선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네이버의 개선 계획에는 뉴스편집 중단, 아웃링크 도입 검토, 댓글 정책 변경 등 대대적인 변경점이 담겨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네이버의 개선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김서중 성공회대 신방과 교수는 “네이버가 뉴스 편집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바람직하다”며 “언론이 콘텐츠를 스스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언론사에서 직접 편집하는 ‘뉴스판(가칭)’을 도입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댓글 허용 여부나 정렬 방식 등 역시 언론사 자체적으로 결정하도록 해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아웃링크 도입도 적극적으로 검토키로 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 뉴스에 구글식 아웃링크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비즈니스 계약, 아웃링크 도입에 대한 언론사들의 엇갈리는 의견 등으로 일괄적인 아웃링크 도입은 어렵지만 개별 협의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협의를 거친다고 표현 했지만 사실상 도입을 앞두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아웃링크 방식이 계획대로 도입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로 남아있다. 일단 네이버는 오는 3분기 중 시행한다고 밝혔지만 언론사에서 아웃링크 방식에 회의적이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제휴를 맺고 있는 언론사들로부터 아웃링크 시행과 관련한 의견을 수렴한 결과 70곳 중 단 1곳만 아웃링크에 찬성하는 의견을 보내왔다고 설명했다. 유봉석 네이버 미디어서포트 리더는 “아웃링크는 사용자 불편이라는 리스크를 안고 서비스되기 때문에 확고한 가이드라인을 설정해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웃링크 도입은 과거에 실패한 사례도 있다. 네이버는 2009년 뉴스 섹션을 언론사가 편집하고 아웃링크가 되는 ‘뉴스캐스트’를 도입한데 이어, 2013년에도 신문 가판대 형식의 서비스를 시작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언론사 홈페이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광고가 다수 노출되고 무분별한 검색어 기사가 늘어나며 이용자들의 외면을 받아왔다.
댓글 이슈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24시간 모니터링을 강화해 매크로를 적발하고 문자 인증 기술을 통해 댓글 및 공감 활동 제한, 도용 의심 계정에 대한 추가 인증 등 조치를 이달 안에 도입키로 했다. 또 전화번호 하나 당 등록할 수 있는 댓글을 통합 관리해 작성 개수를 제한하는 점도 포함됐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네이버의 이 같은 대응에도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네이버로 향하던 비난의 화살을 언론사 쪽으로 돌리는 것뿐이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드루킹 논란’이 일어난 지 짧은 시간안에 새로운 대책을 내놨다는 점에서 이러한 시스템 도입을 미뤄왔다는 논란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가 뉴스 시스템을 개편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익 챙기기에 급급해 지금까지 미뤄오라 직격탄을 맞은 것”이라며 “정책을 변경한다고 해도 뉴스 및 댓글 조작 등은 여전히 가능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