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와 분할합병을 추진 중인 현대모비스가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 설득 작업을 본격화한다. 모비스는 일부 기관이 ‘합병 반대’ 움직임을 보이자 구체적인 배당 확대 규모를 곧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복수의 현대모비스 관계자에 따르면 모비스는 오는 29일로 예정된 분할합병 주주총회까지 주주 설득 작업을 본격화한다.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을 시작으로 참여연대와 일부 의안자문 기관까지 나서 합병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합병 비율과 당위성 등을 문제로 삼았다.
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순환출자구조 개편의 중심에 선 모비스는 글로비스와 분할합병을 반드시 성사시켜야 할 상황이다. 합병에 반대하는 모비스 주주들은 오는 14일부터 28일까지 합병 반대 의사를 증권회사 등 위탁 창구에 통보해야 한다. 매수청구권 행사가 적을 수록 모비스 입장에선 자금 부담이 줄어든다. 1주 당 매수 예정 가격은 23만2429원. 해당 가격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산정됐는데 전날 종가(23만5000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모비스는 반대 매수 청구권 행사에 대비해 약 2조원의 자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모비스 시가총액의 약 8.7%에 해당하는 것으로 약 9% 주주가 반대해도 분할합병을 추진한다는 의미다.
모비스는 주총 전까지 ‘회사 전망과 핵심기술 제시’부터, 넓게는 ‘배당 확대’까지 다양한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대비 중이다. 주총까지 열흘 가까이 남은 상황에 큰 손 ‘국민연금’이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고, 다른 투자자 역시 주요 기관투자자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앞서 모비스는 주주환원정책을 내놓으며 주주 달래기를 시작했지만 시장 반응은 싸늘했다. 구체적으로 △향후 3년 동안 5875억 원 규모 자사주 소각 △분기배당 실시 △2025년 영업이익 10% 목표 등이었다.
먼저 자사주 소각 규모는 시총의 2.6%에 불과하다. 나아가 회사가 제시한 2025년 영업이익률(10%) 역시 M&A나 신성장동력에 대한 구체성이 없어 주주의 신뢰를 끌어내는데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무엇보다 분기 배당의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컸다. 전체 배당규모 확대가 아닌, 기존 배당금을 2회에 걸쳐 나눠 지급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조삼모사(朝三暮四) 배당”이라는 분석이 뒤따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모비스는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의 20~40% 배당을 밝힌 상황이지만 구체적으로 배당 확대를 확정 공표하지는 않았다.
때문에 오는 29일 주총을 앞두고 추가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뒤따를 것이라는 분석이 모비스 내부와 투자업계에서 이어진다.
모비스 관계자는 “배당 확대는 분기 배당과 함께 거론돼 왔던 전략 가운데 하나였다”며 “주총 전까지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충분한 설득작업과 기업가치 알리기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