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애플은 폭스바겐과 계약을 맺고 T6트랜스포터벤을 자율주행 셔틀로 만든다. IT대기업이 자동차 산업의 입지를 더욱 좁히는 모양새지만 애플이 자율주행차 경쟁에서는 뒤처졌다는 평가다.
애플은 지난 수년간 고급차 제조사 BMW, 메르세데스벤츠와의 제휴를 추진하고 자율주행 전기차를 개발하기로 했다. 그러나 협상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데이터와 디자인 소유, 통제권에 대한 이견으로 합의가 무산됐다.
대신 애플은 폭스바겐과의 계약으로 예정보다 늦게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애플은 폭스바겐의 신형 T6트랜스포터벤을 애플 직원을 위한 자율주행 셔틀로 바꿀 계획이다. 포드 등 다른 기업들이 앞서 실험한 것처럼 애플도 통제된 환경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실제로 구현할 수 있게 됐다.
애플은 이전부터 자율주행차를 자체 생산하기 위한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이를 위해 테슬라, 알파벳 등에서 자동차 디자이너와 엔지니어 등을 고용했다. 한때는 프로젝트에 종사하는 인원이 1000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프로젝트가 장기간 성과를 내지 못했고 계획이 바뀌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NYT는 애플의 이번 계약, 다른 자동차 업체와의 협상 실패는 4년간 이어진 자율주행차 프로젝트의 고난을 보여주며 개발 범위가 축소됐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온라인 매체 쿼츠는 애플의 최종 목표가 자체적으로 자율주행차와 내부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판매하려는 것인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NYT는 자율주행차의 미래에서 애플이 뒤처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알파벳의 자율주행차 자회사 웨이모를 비롯한 스타트업은 이미 몇 년 동안 공공 도로에서 다양한 자율주행차를 테스트하며 데이터를 수집하고 기술을 향상했다. 우버도 보행자 사망사고 이후 자율주행을 중단했다고 밝혔으나 이미 자율주행 패턴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했다. 애플과 폭스바겐은 이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