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시작된 시멘트 인수합병(M&A) 공방 끝에 아세아시멘트 소속이 된 한라시멘트가 현재까지 ‘한 지붕 두 가족’을 유지하고 있다. 두 회사는 합병보단 협력을 선택해 시너지를 제고하겠다는 입장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아세아시멘트와 한라시멘트는 1월 18일 자로 M&A 절차를 모두 마쳤다. 한라시멘트는 이날 당사가 아세아시멘트의 계열회사로 추가됐다고 밝혔다. 아세아시멘트는 한라시멘트의 지분 100%를 취득했다. 한라시멘트는 이훈범, 임경태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으며, 이훈범 대표는 아세아시멘트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한라시멘트 대표이사를 겸임하게 됐다.
현재 두 회사는 각자 사업을 운영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륙사인 아세아와 해안사인 한라시멘트는 사별로 경쟁력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으며 양사 모두 다른 기업문화를 가지고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현재 합병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합병보다는 건전한 경쟁을 통해 생산·물류·영업 분야에서 상호 간의 장점을 배우고 단점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시너지를 제고 중”이라는 게 양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두 회사는 사보를 통합해 회사 차원의 연결고리를 이어가고 있다. 아세아시멘트는 3월 호부터 사보에 한라시멘트의 소식을 통합해 수록했다.
내륙사인 아세아와 해운사인 한라는 상호 간 영업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세아가 한라를 인수하기 이전부터 한라시멘트는 해안사라는 특징으로 많은 시멘트·레미콘 사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바 있다. 시멘트는 공급지역에 따라 운송비가 달라지며 철도 등 육로를 통해 이동하는 비용보다 해상으로 시멘트를 운송하는 것이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남북경협주로 한라시멘트가 주목받은 바 있다. 당시 업계에선 도로, 철도 등이 열악한 북한에 시멘트를 공급하기에 해안사가 제격이라는 분석에 남북경협 수혜기업으로 한라시멘트가 지목되기도 했다. 이에 한라시멘트를 인수한 아세아시멘트의 수혜도 따라 전망됐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합병을 고민하고 있지 않지만 다만 양사의 물류 네트워크와 생산설비를 공유하는 새로운 특수시멘트 개발, 판매하는 방법도 고려하는 등 다양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