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나흘연속 하락하며 2주일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주말 2차 남북정상회담이 판문점에서 극비리에 열렸고 이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실상 내달 12일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기정사실화한 영향을 받았다.
수급적으로는 월말에 따른 네고(달러매도) 물량이 이어졌다. 다만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 매도에 나섰고 하단에서는 결제수요도 나오면서 장후반 낙폭을 줄이는 모습이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상단에선 네고물량이 하단에서는 결제수요가 공고하다고 전했다. 연초부터 이어진 박스권 장세가 굳히기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봤다. 6·12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불확실성이 아직 남아있지만 개최 가능성이 커 재료로서의 역할도 상실했다고 평가했다. 이번주도 1070원과 1085원 사이에서 등락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1074.5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076.0원과 1071.5원 사이를 오갔다. 장중변동폭은 4.5원이었다.
역외환율은 소폭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077.2/1077.6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0.3원 올랐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18.16포인트(0.74%) 오른 2478.96을, 코스닥은 11.34포인트(1.31%) 급등한 879.69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1606억4200만원어치를 매도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위쪽은 1080원이 막히는 것이 확인됐고 아래쪽은 1060원 중후반에서 결제수요를 확인했다. 북미정상회담 재료도 트럼프 대통령이 뒤집었다가 다시 내잘 12일 개최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재료가 이미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도 다시 3% 밑으로 내려와 있다”며 “원·달러 환율은 올 1월부터 지금까지 거의 움직임이 없다. 시장 참가자들도 환율이 크게 움직일 가능성보다는 레인지장이 공고화할 것이라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점차 변동성이 줄어드는 상황이 될 듯 싶다”고 말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북미정상회담 재개 가능성에 원·달러 환율이 하락했다. 반면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 다시 파는 분위기여서 원·달러도 낙폭이 제한됐다. 장후반 1070원대 중반을 회복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강달러 흐름도 다소 둔화하고 있고 월말이라 네고물량도 계속될 듯 싶다. 하단에선 결제수요도 여전하고 가능성은 낮지만 여전히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불확실성도 상존하고 있다. 이번주 1070원에서 1085원 사이 박스권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본다”고 예측했다.
오후 3시45분 현재 달러·엔은 0.13엔(0.12%) 오른 109.52엔을, 유로·달러는 0.0058달러(0.50%) 상승한 1.1713달러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