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일주일만에 1080원대를, 재정환율인 원·엔은 한달10일만에 990원선을 기록했다. 다만 이탈리아 정치 불안이 대내외 금융시장을 강타한 상황에서 원화는 비교적 견조한 모습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는 평가다.
1·2차 남북정상회담에 이은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돼 있고 현재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회담이 다방면에서 진행되면서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를 크게 낮추고 있기 때문이다. 1085원 상단인식이 강해 수출업체 네고(달러매도) 물량도 개장전부터 쏟아졌다.
다음달 중순 북미정상회담과 미국 연준(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결정전까지 기존 박스권인 1065원과 1085원을 뚫긴 어려울 것으로 봤다.
1083.0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개장가가 장중 최고가였다. 장중저가는 1079.6원으로 장중 변동폭은 3.4원에 그쳤다.
100엔당 원화환율은 4.5원 오른 993.52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18일 995.58원 이후 처음으로 990원대로 올라선 것이다. 원·엔 환율은 전일에도 8.33원 올라 3월23일(20.29원)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오른바 있다.
역외환율은 상승세를 지속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082.5/1083.0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7.15원 올랐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48.22포인트(1.96%) 급락한 2409.03을 기록했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6605억7500만원어치를 매도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전날 대외 금융시장은 1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큰 변화를 보였다. 이탈리아 정치 불안이 유럽을 유협할 수 있다는 우려에 이탈리아 금리는 폭등했고 미국채 금리는 되레 급락했다. 엔화도 강세를 보여 전형적인 위험자산 회피시장이었다. 국내시장에서도 코스피가 2% 가까이 하락하기도 했다”며 “그런면에서 보면 원·달러는 잘 오르지 못하는 분위기다. 역외 환율이 급등함에 따라 개장전부터 수출업체의 매도접수가 많았다. 이를 받은 은행권으로서도 1085원을 단기 고점으로 거래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원·달러가 오르면 수출업체들은 매도찬스로 보지 이를 늦추려는(레깅) 업체는 거의 없다. 원·달러는 글로벌 통화나 주식, 채권시장과 달리 움직이는 분위기다. 이같은 디커플링은 다음달 중순 북미정상회담과 FOMC 이벤트 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본다. 원·달러는 당분간 1065원과 1085원 레인지를 벗어나기 힘들겠다”고 진단했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08엔(0.07%) 떨어진 108.75엔을, 유로·달러는 0.0006달러(0.05%) 상승한 1.1571달러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