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부총리는 7일 소득분배 관련 경제현안간담회를 주재한 데 이어, 8일에는 제1차 혁신성장 관계장관회의 겸 제8차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소집했다. 7일 회의에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이성기 고용노동부 차관 외에 청와대 실세 참모로 꼽히는 홍장표 경제수석비서관과 김수현 사회수석비서관도 참석했다.
외형적으론 ‘패싱 논란’에 시달리던 김 부총리가 경제정책 컨트롤타워로서 주도권을 되찾은 모습이다. 혁신성장뿐 아니라 소득주도 성장 부문에서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실제 김 부총리는 7일 회의에서 “대책을 세우고, 그 대책이 제대로 집행되고 효과를 내도록 경제현안간담회, 경제관계장관회의 등을 통해 수시로 만나 의견을 조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소득주도 성장 부문에서 김 부총리의 위상은 혁신성장과 사뭇 다르다. 혁신성장에 있어서 김 부총리는 명실상부한 컨트롤타워다. 지난달 28일 고형권 기재부 1차관 주재로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를 연 데 이어 이달 4일에는 대한상공회의소 등에 혁신성장을 위한 규제 개선 과제 제출을 요청했다.
8일 첫 혁신성장 관계장관회의에서는 전기·수소차 보급 확산 방안 등 실질적 혁신성장 가속화 방안을 논의했다. 우선 정부는 2022년까지 전기차 35만 대, 수소차 1만5000대를 보급하기로 했다.
앞으로 김 부총리는 원칙적으로 월 1회 현장에서 이 회의를 개최하고, 필요할 경우 민간기업과 관련 전문가 등도 참석하도록 할 계획이다.
반면 소득주도 성장과 관련해선 여전히 정책을 주도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관계 부처 안팎의 평가다.
모처럼 청와대 수석들이 참석하는 회의를 주재하긴 했지만, 최저임금 정책을 놓고 김 부총리와 대립하던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회의의 성격도 불분명하다. 김 부총리의 모두발언 외에는 ‘깜깜이’로 회의가 진행됐다. 회의가 끝난 뒤 통상적으로 진행되던 스탠딩 인터뷰도 없었다.
결국 반복되는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장 실장이 주도권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컨트롤타워 논란의 진원지가 사실상 장 실장과 청와대이기 때문이다. 장 실장이 최저임금 속도 조절론과 관련해 김 부총리와 설전을 벌인 것과 별개로, 청와대는 앞선 국가재정전략회의 때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주도해 관계 부처 장관들과 함께 경제 전반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하고 문제의식을 공유한다”고 밝혀 논란을 증폭시켰다.
한편 김 부총리는 이날 장관회의에 이어 오후에는 혁신성장 현장소통 간담회도 재개한다. 이번 간담회에서 김 부총리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을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