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포털 야후재팬과 전자상거래 1위 업체 라쿠텐 주가는 올 들어 지금까지 각각 25% 이상 폭락했다. 네이버 라인 주가는 11% 떨어졌다.
심지어 라쿠텐은 주가 하락에 다른 기업의 인수·합병(M&A) 사냥감이 될 위기에 놓였다. 미국 월마트가 인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플립카트를 150억 달러(약 16조 원)에 인수한 데 이어 라쿠텐도 노리는 것이다.
이들 세 기업이 투자자들로부터 냉담한 반응을 얻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공격적인 지출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고 풀이했다. 이들이 신규사업 공략 등에 막대한 돈을 쏟아부으면서 수익 창출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라인은 지난 2016년 7월 기업공개(IPO)를 하고나서 영업이익이 거의 늘어나지 않아 투자자들을 실망시키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라인은 돌파구를 찾고자 라인뮤직과 라인페이, 가상화폐 거래소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올해도 인공지능(AI)과 핀테크 기술에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과 맞먹는 300억 엔(약 2916억 원)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제프리스의 아툴 고얄 애널리스트는 “라인은 실행 가능한 사업 전략 없이 벽에 무작정 다트를 던지면서 뭐가 꽂히는지 지켜보는 꼴”이라고 혹평했다.
야후재팬과 라쿠텐도 비슷한 문제에 직면했다. 야후재팬은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선두를 목표로 올해 회계연도 영업이익의 30%를 지출하겠다고 밝혔다. 라쿠텐의 영업이익은 2015년 1100억 엔에서 올해 3월 마감한 2017 회계연도에 94억 엔으로 급감했다.
이들 세 회사는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경쟁자들은 차치하고, 막강한 해외 업체들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국 알리바바그룹홀딩 산하 앤트파이낸셜이 일본에 진출해 모바일 결제 서비스 알리페이가 오사카 의류 쇼핑몰 등에서 활발하게 쓰이고 있다.
또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중국 IT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해외에 진출하면서 일본 회사들은 상대적으로 주춤하고 있다. 라인은 3대 주요 해외시장인 인도네시아, 대만, 태국에서 사용자를 잃고 있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본의 급격한 인구통계학적 변화도 커다란 과제를 안겨준다. 일본의 연간 출산율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1.44명이다. 국내 소비자가 점차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일각에서는 낙관론을 유지하고 있다. 홍콩 타이본캐피탈매니지먼트의 에슈와르 크리슈난 최고경영자(CEO)는 “라인 주가는 현재보다 125% 오를 수 있다”며 “라인은 아직 월 1억7000만 명에 달하는 사용자로부터 수익을 거두기 전”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