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화 칼럼] AI 자율차 시대를 준비하자

입력 2018-06-1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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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과 지방선거, 러시아 월드컵 개막까지 큼지막한 일들이 연이어 있었던 한 주였다. 국내에서 큰 주목을 받진 못했지만 6·13 지방선거 당일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CES(국제전자제품 박람회) 아시아 2018’의 개막일이기도 했다. 행사에 참여한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미래 모빌리티 기술 비전을 밝혔고, 이후 현대차는 AI 영상인식 기술을 보유한 중국 스타트업 기업 ‘딥글린트(DeepGlint)’와의 기술협력 파트너십을 발표하였다.

미래 자동차의 핵심이 AI기술을 접목한 자율주행 자동차라는 점에서 현대차의 이런 모습은 당연한 것이다. 사실 거의 모든 주요 자동차 업체를 비롯해 우버와 같은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구글이나 애플과 같은 IT기업들까지 자율주행차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 측면에서만 본다면 현대차는 이미 상당한 수준의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2월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 기념으로 서울 만남의 광장에서 평창까지 190km 구간에서 자율주행에 성공하였는데, 이는 미국 자동차공학학회가 정한 자율주행 5단계 중 4단계에 근접한 수준이라고 한다. 하지만 카메라나 레이더 등의 센서를 이용한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의 혁신을 통해 성공한 것으로, AI 기술을 활용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AI 기술이 자율주행차에 활용되면 어떤 모습일까? 분명한 것은 단순히 운전만 대신하진 않는다는 점이다. 아마존 알렉사나 구글 어시스턴트와 같은 AI 스피커를 자동차 안에서 사용하는 것은 너무 쉬운 예상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사물인터넷(IoT)과의 만남에 있다. 같은 지역의 네트워크에 있는 자동차 간에 정보를 공유하여 교통체증을 줄이고 교통체증으로 인한 에너지 낭비와 환경오염 등 비효율적 요소를 획기적으로 축소할 수 있다.

또한, 5G나 그 이상으로 발전된 네트워크 안에서 자동차가 인지할 수 있는 사물의 범위가 넓어지면 최근 우버나 테슬라와 같은 자율주행으로 인한 사고는 더 이상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운전면허증이 불필요해짐은 물론, 획기적으로 교통사고가 줄어들 것이며, 나아가 교통법규나 보험산업의 개념을 바꿀지도 모를 일이다.

현재 AI 기술이 접목된 자율주행차는 IBM의 인공지능 플랫폼 ‘왓슨’(Watson)을 갖춘 로컬모터스의 ‘올리(Olli)’가 대표적이다. 운전대가 없는 12인승 무인 자율주행차로 올해 3D프린터로 생산하여 더욱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날씨는 물론, 주변 볼거리와 먹거리 안내는 기본이며 손님들에게 원하는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우버는 2015년 자율주행 트럭 회사 Otto를 인수하여 2016년 10월 처음으로 맥주 5만 캔을 실어 120마일 배송에 성공하였다. 도요타는 최근 영국 앨런 튜링 연구소와 기술협력 파트너십을 맺고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활용해 도시의 교통체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의 AI 기술 확보 움직임은 분명 바람직하지만 중국 스타트업 기업과의 기술 제휴는 아쉬운 대목이다. 이는 중국이 세계적 수준의 AI 기술을 보유한 점과 맞닿아 있는데 그것을 가능하게 한 요인을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실제 중국은 AI 기술 개발에 대한 국가 비전을 제시하고 국가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고 있다. 핀테크 분야에서와 같이 ‘선(先)허용 후(後)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AI 자율주행차가 만드는 경제는 비즈니스 측면에서부터 법적 측면까지 많은 변화가 불가피하다. 그리고 경험해 보지 않은 예측 불가능한 사회라는 점은 정부로 하여금 신중한 접근을 하게 하지만 세계적으로 기술개발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우리도 AI 자율주행차에 대한 국가 비전 차원의 논의와, 세계적 수준의 기업 탄생을 위한 규제환경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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