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車 가속페달 밟는데… 보험상품 개발 ‘헛바퀴’

입력 2018-06-19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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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제도 정비·윤리문제 등 선결돼야

▲17일 오전 서울 영동대로에서 열린 자율주행차 국민체감 행사에서 한 시민이 현대차 넥쏘 자율주행차를 시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오전 서울 영동대로에서 열린 자율주행차 국민체감 행사에서 한 시민이 현대차 넥쏘 자율주행차를 시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자율주행차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지만, 관련 보험 상품 개발은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 개발에 앞서서 자율주행차 관련 법 개정과 사회·윤리문제가 확립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자율주행차 법률과 보험제도, 관련 기술개발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개발된 자율주행차 관련 보험상품은 시험용 자율주행차 보험이 전부인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최근 서울 강남 영동대로에서 정부 주최로 자율주행차 시연행사가 진행되는 등 관련 사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는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자율주행차 법률과 보험제도, 관련 기술개발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11월 업계 최초로 ‘시험용 자율주행 자동차보험’을 내놨다. 삼성화재 역시 같은 달 자율주행차 보험금 지급 내용을 추가한 ‘시험용 운행 담보 특약’을 선보였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자율주행차 자동차보험이 있긴 하지만 시험 운행차량에 적용되는 수준”이라며 “아직은 상용화 이전 시점이라서 (상품이 없다)”고 밝혔다. 보험 관련 기관 역시 비슷한 답변을 내놨다.

자율주행차 운행에 필수적인 자동차 보험 ‘공백’의 제일 큰 원인은 관련법 부재다. 현재 자율주행차의 종류와 정의, 안전기준 등을 규정한 법안은 전무하다. 이날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대 국회에서 발의된 자율주행차 관련 법안은 총 11건으로 확인됐다. 특히 보험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은 자율주행차의 보험 가입을 의무화한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개정안’을 2월 발의했다.

이와 관련,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현재 자율주행차의 상용화에 대비해 각국이 손해배상책임과 법 정비를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지만, 이는 운전자 개입이 요구되는 부분 자율주행차에 대한 논의”라며 “완전 자율주행차의 사고 발생 시 손해배상책임의 주체와 자동차 제조사 등의 책임 형태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자율주행차 보험 관련법 제정에 앞서 학계와 관련 업계, 정부가 자율주행차 윤리문제와 책임 귀속 여부 등의 정의를 선결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3월 미국에서 보행자가 우버 자율주행차량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조사 당국과 법조계 모두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는 차량 제조업체와 자율주행 기술을 공급한 우버의 책임론이 더 큰 상황이다.

한편, 보험연구원은 ‘자율주행차 보험제도 연구’ 보고서에서 “향후 자율주행차 운행으로 사고가 발생한 경우 책임부담 주체는 자율주행 수준이 높아질수록 운전자에서 제조업자로 이전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완전 자율주행차 상용화 과정에서 제조업자의 결함사고 책임을 자배법에서 부담하도록 규정해 운영하는 방안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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