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하락했다. 미중간 무역분쟁에 대한 불안감이 잠잠해진 때문이다.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고 위안화도 하락했다. 증시가 반등에 성공했고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매수에 나섰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무역분쟁에 대한 불안감은 계속될 것이라면서 어느정도 반영한 게 아닌가라고 평가했다. 불안감이 확산하지 않는다면 다음주는 반기말에 따른 전형적인 수급장이 될 것으로 봤다. 수출업체 네고(달러매도) 물량이 나오며 원·달러가 서서히 하락할 것으로 봤다. 내주 1095원에서 1115원 등락을 예상한 가운데 1115원은 원·달러의 새로운 박스권 상단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역외환율은 하락전환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09.0/1109.5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1.85원 내렸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19.39포인트(0.83%) 상승한 2357.22를, 코스닥은 4.05포인트(0.49%) 오른 830.27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56억2800만원어치를 매수했다. 반면 코스닥시장에서는 152억2600만원어치를 매도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환율은 최근 증시가 지배하는 장이다. 그동안 1065원 1085원 사이에서 막혀있던 원·달러는 최근 일주일간 20~30원 정도 움직였다”며 “미중간 관세부과에 대한 충격은 이번주 어느정도 소화된 듯 하다. 이런저런 이벤트도 다 정리되는 분위기여서 지금은 새로운 고점을 찾아가는 과정 같다. 1115원이 새로운 박스권 상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또 “수출업체들은 원·달러 레벨이 올라도 네고를 늦추지는 않는 모습이다. 원·달러가 오르는 사이 달러를 분할매도했다”며 “무역분쟁에 대한 긴장감이 이어질 것으로 보는 쪽이 있는 반면 결국 타결될 것으로 보는 쪽도 있다. 다만 증시도 안정되는 모습인데다 다음주는 반기말이라는 점에서 수급에 의한 월말장세가 될 것 같다. 완연한 공급 우위장일 가능성이 커 원·달러는 급하진 않겠지만 조금씩 하락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무역분쟁 우려가 잠잠해지는 분위기였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가 약세를 보였고 위안화도 하락했다. 코스피가 올랐고 외국인도 코스피 순매수로 전환함에 따라 원·달러는 하락마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불안한 흐름을 유지하며 원·달러는 하방경직성을 보일 것 같다. 다만 월말 네고물량이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다 급하게 오를 경우 당국도 속도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다음주 1095원에서 1115원 정도 흐름을 예상한다”며 “오늘밤 예정된 OPEC 회의와 월말 물량이 얼마나 나올지도 지켜볼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오후 4시30분 현재 달러·엔은 0.17엔(0.15%) 오른 110.15엔을, 유로·달러는 0.0063달러(0.54%) 상승한 1.1670달러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