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10원 가까이 급락했고,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도 12원 넘게 하락했다. 각각 3개월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밤사이 뉴욕 증시가 반등하면서 위험회피심리 완화로 상하이 증시가 반등하기 시작했다. 점심 무렵엔 유럽(EU) 정상회의에서 유럽 공동 난민센터를 세우기로 극적 합의하면서 유로화가 강세를 보였다. 이후 국내 증시도 반등에 성공해 나흘만에 상승세로 끝났다.
반기말에 따른 수출업체 네고물량도 여전했다. 그간 급등에 따른 외환당국의 미세조정도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한동안 쏠려있던 롱포지션에 대한 숏커버도 나왔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전형적인 반기말 장세였다고 평가했다. 무역분쟁 우려가 지속되고 있지만 예상외로 미국과 중국, 미국과 EU간 쉽게 타결될 수 있다고도 봤다. 주말 사이 나올 중국 경제지표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위안화와 주식시장 분위기를 지켜봐야겠지만 상승보다는 하락이 열려있는 장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1125원 목전에서 급락했다는 점에서 고점은 역시 1120원 내지 1125원일 것으로 봤다.
1121.5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개장가가 장중 최고가였다. 장중 저가는 1113.1원으로 장중 변동폭은 8.4원이었다.
100엔당 원화환율은 12.17원 떨어진 1006.91원을 기록했다. 이는 3월29일 13.01원 급락 이후 최대낙폭이다.
역외환율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20.8/1121.3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2.5원 내렸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아침까지는 1120원대를 유지했다. 증시도 약세를 보이는 등 위험회피 심리가 여전했기 때문이다. 장 중반이후부터는 EU정상들이 난민문제를 해결키로 하면서 위험선호 분위기로 돌아섰다. 당국도 그간 급등에 따른 스무딩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반기물에 따른 수출업체 네고물량도 꾸준했다. 그간 롱플레이를 보였던 은행권을 중심으로 롱스탑물량도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무역분쟁 우려로 주식시장도 압박을 받아왔다. 다만 미국과 중국, 유로존이 급물살을 탄다면 쉽게 타결될 수도 잇는 문제다. 원·달러도 그만큼 빠르게 내려갈 수 있겠다”며 “1120원 내지 1125원이 고점으로 여겨지는 가운데 위쪽은 제한적이고 아래쪽은 열려있는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밤사이 뉴욕증시가 상승하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완화했다. 전날 종가보다 하락해 출발한 원·달러는 점심무렵부터 추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상하이 주가가 반등에 성공하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추가로 누그러진데다 EU 정상회의에서 유럽 공동 난민센터를 세우기로 극접 합의하면서 유로화가 0.5% 뛴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후 주식시장이 큰 폭 상승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역외에서 더 이상 하락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며 “다만 무역분쟁 우려가 완전히 해소된 게 아니다. 주말 나올 중국 경제지표도 확인해 볼 필요가 있겠다. 위안화와 주식시장 분위기를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진단했다.
오후 4시5분 현재 달러·엔은 0.24엔(0.22%) 상승한 110.61엔을, 유로·달러는 0.0066달러(0.57%) 오른 1.1643달러를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11.89포인트(0.51%) 상승한 2326.13을, 코스닥은 8.02포인트(0.99%) 오른 818.22를 보였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1663억6400만원을, 코스닥시장에서 639억4200만원을 각각 매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