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짐 로저스(77)가 글로벌 경제가 이제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한국 경제는 북한의 개방 수혜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타격이 적을 것으로 전망했다.
로저스는 2일 ‘한국경제 및 대북 경제협력 전망’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2018 글로벌 인베스트먼트 포럼에 참석해 “세계 경제는 몇년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한국의 경우 북한이 개방되고 경제가 개발되면 그나마 덜 영향을 받을 것”이라면서 “한국은 향후 10~20년 사이 가장 익사이팅하고 관심이 가는 국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로저스는 전세계적으로 부채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금리인상이 맞물리면서 세계 경제가 자신이 태어난 이후로 가장 어려운 시기를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미국이 경제적인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하는 데, 내 생각에는 전 세계가 가장 어려운 시기를 맞게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 근거로 중국과 미국의 부채 규모 확대를 지목했다. 로저스는 “역사를 보면 4년이든 8년이든 몇년에 한번씩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미국 연준의 대차대조표를 보면 올해만 부채가 500% 늘었는데 이 상황에서 금리가 인상되면 많은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채가 많지 않았던 중국도 현재 막대한 부채를 떠안고 있다는 것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러한 세계 경제 우려에도 한국은 북한의 경제 개방으로 인한 여러가지 기회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 할 것이라고 점쳤다. 그는 “북한은 외부조건이 허락하는한 빨리 개방하고 싶어할 것”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자유무역지대 15곳을 개방했고 마라톤대회 열고 관광 관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북한은 숙련된 노동력과 풍부한 지하자원을 갖추고 있는 반면 남한은 자본과 경영 측면의 전문성을 갖고 있다”면서 “이런 측면에서 북한 개방에서 남한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며 다른 국가들이 어려움을 겪어도 한국이 겪는 어려움은 이보다 덜할 것이라고 보는 이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과거 독일 통일 당시 독일 주변에는 부유한 국가가 없었다”면서 “북한의 경우 투자 여력이 있는 중국과 남한, 러시아 같은 이웃국가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관광업종에 가장 먼저 개방될 것으로 내다봤다. 로저스는 “북한이 1980년대에 머물러 있다고 생각해 다들 보고 싶어할 것”이라면서 “이와 관련해 대한항공 주식을 조금 사긴했지만 북한 개방을 대비해서 어디에 투자할 지는 여러가지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말을 아꼈다. 어려운 글로벌 경제 시기를 대비한 자산배분 전략에 대한 질문에는 농업과 중국 대기오염 관련 분야의 투자를 추천했다. 오랜기간 농산물 관련 시장이 좋지 않았고, 중국 정부가 대기오염 해결을 위해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자신이 알지 못하는 부분에는 투자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짐 로저스는 워렌 버핏,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 3대 투자대가로 손꼽히는 유명투자가로 '월가의 신화'로도 불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