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6일(현지시간) 오전 0시 1분을 기점으로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곧바로 중국이 맞대응을 시사하며 전 세계가 무역 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갔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미·중 무역 전문가 4명의 의견을 바탕으로 미국발 무역 전쟁의 영향을 전망했다.
스콧 케네디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중국 전문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만약 중국이 맞대응한다면 수 천억 달러의 관세를 더 부과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8월 중순에나 추가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케네디 연구원은 “그때까지 시장의 반응과 양국의 국내 정치 사정에 따라 협상이 진행되거나 원점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준화 일본총합연구소 이사는 “중국이 취할 방법은 크게 세 가지”라고 말했다. 첫 번째는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노리고 미국의 요청에 따라 시장 개방과 수입 확대를 실행에 옮기는 방안이다. 두 번째는 미국에 보복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 기업에 제재를 부과하거나 무역 전쟁의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위안화 약세를 유도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양보와 대립을 절충하는 방법이 있다. 우 이사는 “관세 발효 전 중국은 금융 사업의 개방을 명시하는 등 미국에 양보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고 전했다.
야스이 아키히코 미즈호종합연구소 미주 연구부장은 “무역 전쟁에서 누가 승리하든 국제 공조를 중시하는 세계무역기구(WTO)의 규범에 반기를 든 것만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미국은 자유 무역 규칙을 지켜야 한다”며 “무역 전쟁으로 인한 물가 상승 등 직접적인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몇 달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기업의 투자 의욕이 줄어드는 등 간접적인 영향이 퍼질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야스이 부장은 “무역 전쟁이 중국과 유럽의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신흥국에서의 자금 유출 등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가이즈 마사노부 노무라증권 수석 연구원은 “미국이 관세를 부과한 대상은 ‘중국제조 2025’의 핵심 산업 제품”이라며 “추가 관세가 발효되면 중국의 경제 성장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이어 “무역 전쟁으로 중국 증시가 휘청이고 있다”며 “중국이 보복 대응을 한 뒤 미국 증시에도 큰 타격이 생긴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 노선을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도 보복 관세를 하고 싶지 않을 것”이라며 “시 주석이 물밑 협상을 진행하고 있을지 모른다”고 덧붙였다.